라이칭더 취임 후 대만 고위급 첫 방미…中 “공식 왕래 반대”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 이후 대만 고위 외교 당국자들이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했다는 보도에 중국 정부가 “공식 왕래를 단호히 반대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23일 중국시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우자오셰 국가안전회의(NSC) 비서장과 린자룽 외교부장이 이번 주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다. 외신은 이들이 미국 측 카운터파트와 회담할 것으로 예상했다.

린자룽 대만 외교부장(왼쪽)과 우자오셰 NSC 비서장. 연합뉴스=대만 중국시보 캡처

이번 방미는 지난 5월20일 라이 총통이 취임한 이후 첫 대만 고위급 방문이다. 다만 미국과 대만 당국은 국가안보 대화 사실 자체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대만과 미국 간의 정상적인 외교 행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대만은 홍콩과 마카오처럼 대만을 특별행정구로 여기고 있다. 

 

방미 소식에 중국 정부는 반발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개 공동성명을 준수하고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 지도자의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며 “대만 문제에 신중하게 대처하고 미국과 대만 간 공식 왕래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과 대만의 실질 관계 진전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마오 대변인은 한 외신기자가 이번 사안에 대한 입장을 물으며 라이 총통을 언급하자 “우선, 대만에는 총통이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국과 대만은 수년간 ‘특별 채널’ 회담을 개최해왔다. 지난해 2월21일에도 당시 우자오셰 외교부장과 구리슝 NSC 비서장이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미국재대만협회(AIT)를 방문해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조나단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과 국가안보 대화를 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FT는 미국 행정부가 중국의 비판을 피하기 위해 이 같은 채널을 비밀로 유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