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대지진 나겠어?"…일본 ‘역대급 출국’ 이유는?

40대 직장인 임모 씨는 다가오는 추석에 가족들과 일본으로 온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칠순을 맞은 부모님을 특별한 곳에서 모시고 싶어 일본행을 결정했다고 한다. 임 씨는 “국내에도 유명 온천 여행지가 있지만, 가까운 일본에서 온천을 즐기는 것도 특별한 여행이 될 것 같다”며 “부모님도 처음 가보는 일본 여행에 고무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크게 떨어졌던 엔화가 다시 올라가고 있지만, 국내 여행비용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일본 향하는 여행객들. 연합뉴스

국내에서 일본으로 떠나는 여행객이 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 발생한 규모 7.1의 지진을 계기로 제기된 대지진 우려에도 일본 노선 항공편을 이용한 승객은 지난해보다 늘어났다. 태풍 영향으로 다수 항공편이 결항했던 광복절 연휴에도 일본 노선은 붐볐다.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달 1∼20일 국내 공항을 이용한 일본 노선 이용객(출입국 합산)은 138만5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인천공항에서 98만9000명이, 김포공항 등 6개 국제공항에서 39만6000명이 일본 노선을 이용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14만7000명)보다 20.8%, 지난달 같은 기간(130만3000명)과 비교해 6.3% 늘어난 수치다.

 

일본이 2022년 10월 무비자 입국을 재개한 이후 일본 노선 항공편 이용객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일본 규슈 남부 미야자키현에서 발생한 지진의 영향으로 일본 정부가 대지진 주의보를 내린 지난 8~15일에도 일본 노선 항공편 이용객은 큰 변동이 없었다. 이 기간 일본 노선 이용객은 55만 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4만명)에 비해 26.8% 늘었다.

 

올해 나흘간의 광복절 연휴(8월 15~18일)에도 일본 노선에는 26만 9000명이 몰려 지난해 광복절 연휴(8월 12~15일·22만 1000명)보다 21.4% 많았다. 제7호 태풍 ‘암필’의 영향으로 광복절 연휴 기간인 지난 16~17일 일본 노선 항공편 수십편이 결항했는데도 이용객 수는 줄지 않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진과 태풍 등 악재에도 취소·변경 요청이 유의미하게 나오지는 않았고, 일본 정부의 주의보가 해제된 뒤에는 다시 수요가 오르고 있다”며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저렴한 항공권의 공급이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일본 여행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다음 달 추석 연휴를 활용해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여행객이 늘면서 주요 여행사의 패키지 예약률이 증가하고 있다.

 

여행 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올해 추석 연휴(9월 16~18일)를 앞두고 다음 달 13일부터 15일 사이 출발하는 해외여행 패키지 예약 건수가 지난해 추석 연휴 초반 3일(9월 28~30일)과 비교해 10% 늘었다. 지역별 예약 비중은 다음 달 13~22일 출발 기준으로 동남아가 1위(39%)에 올랐다. 이어 일본(23%), 중국(18%) 등 단거리 노선이 상위권을 형성했고 연차를 포함해 최장 9일을 쉴 수 있다는 점이 반영돼 유럽 여행객 비중도 13%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