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개인사업자)들의 대출 연체 금액이 1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사업장 65만5000곳이 평균 1억원에 가까운 대출을 해결하지 못해 폐업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한국신용데이터의 ‘소상공인 동향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개인사업자(328만5000명) 대출 잔액은 884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들은 은행권에서 570조1000억원을,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및 여신전문업체 등 비은행권에서 314조3000억원을 각각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액 기준으로 보면 약 3분의 2를 은행권에서 조달했다.
자영업자들은 이 중 15조5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연체(5만원 이상, 10일 이상 원금·이자 연체금액의 합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영업자 중 연체자는 약 18만6000명으로 은행권에서 5조9000억원, 비은행권에서 9조6000억원 상당의 대출을 각각 연체하고 있었다. 연체대출은 금리가 대개 연 10%를 훌쩍 넘는 비은행권에서 주로 발생했다.
여신전문업체의 대출을 보유한 사업장 중 폐업 비중은 13.7%, 상호금융 대출은 11.3%로 각각 조사됐다. 한계에 몰리는 자영업자들이 주로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에서 대출을 받는 점을 고려하면 폐업 사업장 가운데는 여러 금융업권에서 빚을 진 다중채무자 비중이 클 것으로 추정된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민간소비 부진이 이어지면서 개인사업자들의 경영 상황이 크게 악화하고 있는 점도 연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사업장당 1분기 매출액은 4317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7% 감소했고, 영업이익(915만원)은 23.2% 줄었다. 술집과 카페, 한식, 중식, 패스트푸드 등 외식업과 유통업 등에서 특히 매출이 크게 줄어든 업종으로 분류됐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외식업과 유통업의 매출이 특히 감소했다”며 “이는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올랐지만, 소상공인은 그렇지 못한 데 따른 기업 규모별 경기 양극화, 해외 소비 반영 여부로 인한 차이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지난 3월31일 기준 한국신용정보원 기업 신용공여 원장에 나타난 개인사업자 대출 현황 자료를 토대로 이 같은 데이터를 추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