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가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대결구도로 확정되며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다음달 10일(현지시간) 첫 TV토론이 11월 5일 치러지는 대선의 흐름을 가를 중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부통령은 22일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통합’의 메시지를 담은 연설을 하고 민주당의 대선 후보직을 수락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3일 무소속 후보였던 로버트 케네디의 선거 중단과 지지 선언에 이은 합동 유세로 모처럼 호조를 맞았다.
해리스 부통령은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2일 수락 연설에서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다”며 “이번 선거로 우리는 과거의 쓰라림, 냉소, 분열적 싸움을 극복할 수 있는 소중하고, 단 한 번인 기회를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당, 인종, 성별, 언어에 상관없이, 나와 같이 자라 힘들게 일하며 꿈을 위해 살아온 사람을 위해, 그들의 역사가 새겨야 하는 모두를 대신해 나는 후보 지명을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연설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통합이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을 분열시키고, 미국인 모두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그의 백만장자 친구들“만을 위한 정치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언론인?정적, 또 그가 적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을 감옥으로 보내려는 그(트럼프)의 명백한 의도를 생각해 보라”며 “간단히 말해, 그들은(트럼프 전 대통령과 측근들)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이날 해리스 부통령은 이민자 가정의 자녀로 태어나 노동자 계급 이웃과 함께 보낸 자신의 어린 시절을 설명하며 중산층 강화가 자신의 대통령직을 정의하는 목표라고 밝혔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마무리된 다음날인 23일 케네디가 선거 운동을 중단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남부 경합주인 애리조나 글렌데일에서 케네디와 공동 유세를 하고 “그는 여론조사에서 좋았으며, 지지율이 10∼16%였다“며 “(그의 선거 중단과 본인 지지가) 이번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주 경합주인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에서 유세한다. 해리스 부통령도 28일 경합주인 조지아에서 유세를 이어간다.
두 대통령 후보의 대결은 다음 달 10일 첫 TV 토론에서 본격화된다. 지난 6월 말 진행된 바이든-트럼프 TV 토론은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력 논란에 불을 붙이며 결과적으로 바이든의 대선 후보 사퇴로까지 이어지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토론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을 꺾고 다시 대세론을 굳힌다는 복안이다. 반면 첫 대선 토론 무대에 서는 해리스 부통령은 후보 교체 후 지지율 상승세를 더 길게 이어갈 수 있는 모멘텀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재생산권(낙태권), 이민정책, 인플레이션 해법, 가자지구 전쟁 출구 전략 등을 놓고 두 후보 간 선명한 정책적 차이가 드러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