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해방 80주년 기념식에 미국 할리우드 스타 조디 포스터(61)가 프랑스 정부의 초청을 받아 참석해 눈길을 끈다. 포스터는 프랑스어를 완벽하게 구사해 프랑스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미국 배우로 꼽힌다.
25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파리 해방 80주년 기념식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가브리엘 아탈 총리, 안 이달고 파리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도중인 1944년 8월25일 자유프랑스군과 미군을 필두로 한 연합군이 나치 독일의 점령에서 파리를 해방시킨 것을 기리는 날이다. 프랑스는 2차대전 초반인 1940년 6월 나치 독일에 항복했고 이후 4년 넘게 그 압제 아래에 있었다.
기념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 중에서 포스터가 단연 눈에 띄었다. 그는 유창한 프랑스어로 인사말을 했고 마크롱 대통령과도 반갑게 악수하며 대화를 나눴다.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LA)가 고향인 포스터는 10대 청소년 시절 특이하게도 LA에 있는 프랑스어 고교를 다녔다. 프랑스어 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9개월 동안 프랑스에 체류하기도 했다. 고교 졸업 후에는 명문 예일대에 진학해 미국 문학을 전공했으나 프랑스와의 인연은 계속됐다.
1984년 개봉한 프랑스 영화 ‘타인의 피’에서 여주인공 헬렌 역할을 맡은 것이 대표적이다. 시몬 드 보부아르가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2차대전 초반 프랑스군에 입대한 남자친구와 헤어진 여성 헬렌에 관한 이야기다. 헬렌은 프랑스를 점령한 독일군 장교와 잠시 사랑에 빠졌다가 레지스탕스 요원이 되어 독일군 장성 암살 계획에 가담하는 등 복잡한 삶을 살아간다. 포스터는 역시 프랑스와 독일이 서로 싸운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프랑스 영화 ‘인게이지먼트’(2004)에도 특별 출연해 프랑스어 대사를 능숙하게 소화했다.
포스터는 10대 소녀 시절부터 연기를 시작한 대표적인 아역 배우 출신 스타다. 14세이던 1976년 출연한 영화 ‘택시 드라이버’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을 만큼 발군의 연기력을 자랑한다. 성인이 된 이후엔 ‘피고인’(1988)과 ‘양들의 침묵’(1991)으로 두 차례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프랑스와의 깊은 인연 그리고 프랑스 영화에 기여한 공로로 2021년 7월 제74회 칸국제영화제 주최 측으로부터 명예 황금종려상을 받기도 했다. 당시 그는 “칸 영화제는 내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은 축제”라며 “나는 칸에 많은 빚을 지고 있다”는 소감을 밝혔다.
지난 11일 막을 내린 파리 올림픽에 이어 오는 28일에는 파리 패럴림픽이 개막한다. 포스터는 미국 장애인 선수단을 찾아 격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