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관련 가계대출 급증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은행권에서 결국 본격적으로 주택담보·신용대출 만기와 한도 제한 조치가 시작됐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은행들이 7월 이후 약 두 달 동안 끊임없이 대출 금리를 올려왔지만, 집값 상승과 부동산 거래 증가와 맞물린 대출 수요 폭주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내부 회의를 거쳐 29일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제한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을 실수요자 중심으로 운영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 내부 분석으로는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기간이 40년에서 30년으로만 줄어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계산식에서 연소득 5천만원 대출자의 한도(대출금리 연 3.85% 가정)가 4억원에서 3억5천만원으로 5천만원 정도 줄어든다.
여기에 MCI 제한(서울 지역 5천500만원 한도 축소)까지 더해지면 서울 지역의 경우 1억원 넘게 대출 한도가 급감하게 된다.
신한은행도 지금까지 허용했던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이날부터 당분간 취급하지 않는다.
해당 조건은 임대인(매수자) 소유권 이전, 선순위채권 말소 또는 감액, 주택 처분 등으로, 갭투자 등 투기적 대출 수요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신한은행 역시 플러스모기지론(MCI·MCG)도 중단했다.
은행들의 이런 대출 중단, 한도 축소 등의 움직임은 그만큼 대출 금리 인상에도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계속 빠르게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7월 말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 잔액은 559조7천501억원으로, 6월 말(552조1천526억원)보다 7조5천975억원 늘었다.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이달에는 이 기록마저 한 달 만에 깨질 가능성이 있다. 22일 현재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565조8천957억원)은 7월 말(559조7천501억원)과 비교해 6조1천456억원이나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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