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운동부 후배들을 상대로 성추행과 폭행을 일삼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들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종길)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위계 등 추행),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강요)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 3년간 취업제한 등도 명했다고 26일 밝혔다.
또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 징역 2년 4개월을 선고하고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 3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2월까지 대구 한 고교 배구부에서 활동했던 A씨 등 피고인 2명은 2022년 8월 배구부 숙소에서 10대인 후배 4명에게 가혹 행위로 알려진 이른바 '기절 놀이'를 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기절 놀이는 숨을 참고 있는 상태에서 옆의 친구가 가슴이나 목을 압박해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게 하는 것으로,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자주 행해지는 학교 폭력 행위다.
A씨 등은 또 운동부 활동 기간 학교 숙소나 체육관 등에서 후배의 특정 신체 부위를 강제로 촬영하는 등 성추행하고,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수시로 폭행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피고인들은 법정에서 범행을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피해자들 진술은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고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꾸며내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인 만큼 그 신빙성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과 피해자들이 속한 배구부에서는 선후배 사이 비인격적인 대우와 욕설, 폭력 등 악습이 존재한데다 피고인들 역시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