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데리고 맥주 전문점을 찾은 성인들이 노키즈존이라는 업주 측 말에 “배가 불렀다”고 비아냥거려 논란을 불렀다.
경기 성남 분당구에서 맥주 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가게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노키즈존에 반발한 손님들로부터 조롱 당한 사연을 털어놨다.
A씨는 “우리 가게는 오픈했을 때 노키즈존은 아니었다”며 “근데 영업하면 할수록 아이들이 이곳에 오는 게 맞는지 고민이 많았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던 중 높은 의자 두 개를 붙여 아이를 재우다가 떨어질 뻔한 일, 아이들이 돌아다니다가 사고가 날 뻔해 손님끼리 다툼이 생긴 일 등을 겪으며 A씨는 노키즈존 운영을 결심했다.
아이를 데리고 찾아오는 손님에게 노키즈존 운영 이유에 대해 일일이 설명했다는 A씨.
그는 “우리 지점은 전철역에 가까이 있어서 사실 오피스 상권이 80~90%다. 다른 지점들이나 맥줏집이 다 노키즈존이어야 한다는 주장은 아니지만, 적어도 우리 가게 오는 손님들이 가족 단위보다는 직장인들이 많다 보니 우리 가게의 상황과 소신으로 노키즈존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금요일 밤에 찾아온 6명과 아이 1명 손님에게도 “우리 가게는 노키즈존이다. 아이가 있기엔 너무 시끄럽기도 하고 전에 사고도 있어서 이용이 어렵다”고 사과했다.
그런데 이를 들은 일행 중 한 명이 “아이가 있어서 안 된다는 거냐? 아이 한 명 때문에 어른 6명을 안 받는다고? 참나. 배가 불렀네, 불렀어”라고 비꼬았다고 한다.
A 씨는 “화가 나는 것보다 정말 마음이 안 좋았다. 장사 이전에 저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인데, 어른들이 술 마시면서 큰소리에 비속어도 엄청 들리고 어린아이한테 무슨 좋은 환경이라고…꼭 술집에 같이 데리고 와야 했나 싶다”고 토로했다.
이어 “부모라면 나랑 같은 생각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배가 불러서도 아니고, 손님을 가려 받는 것도 아니고 단지 어린아이가 벌써 어른들의 술집에 오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
”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또 다른 손님이 똑같이 배가 불렀다고 해도 전 똑같이 할 거다. 우리 가게는 노키즈존이다. 제발 어른들만 와라”라고 못 박았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저러다 애 사고 나면 업주한테 책임 묻는다”, “어른 여섯에 아이 하나면 아이가 아이가 아니게 되나”, “아이 있으면 좀 집에서 마셨으면 좋겠다” 등 아이를 데려온 손님들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노키즈존’이 정당한 영업의 권리인지에 대한 논란은 계속돼왔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노키즈존 운영자를 대상으로 이유를 조사한 결과 68%가 “아동 안전사고 시 책임 때문”이라는 답을 내놨다. 아이가 오는 것이 싫어서가 아니라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 시민들 대상 조사에서도 노키즈존 운영을 찬성한다는 응답은 73%인 데 반해 반대는 18%에 그쳤다.
부모들의 책임감 없는 태도와 별개로 아이의 출입을 금지하는 것이 차별을 조장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국가인권위는 식당과 백화점의 노키즈존 운영이 아동차별이라는 판단을 내놨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한국 사회가 저출산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건 우연이 아니라, 아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피곤해지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