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추진하는 기후대응댐 후보지 가운데 하나인 충남 청양 지천댐 공론화가 시작됐다.
댐 건설과 관련 찬·반이 엇갈리는 가운데, 김태흠 충남지사가 26일 청양을 방문하자 반대하는 주민들은 댐 건설 백지화를 주장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김 지사는 반대파 주민들이 거친 톤으로 쏟아내는 주장을 모두 듣고 답하며, 충분히 대화하면서 해법을 찾아가자고 제안했다.
김 지사는 민선 8기 15개 시·군 순방 일정으로 이날 오후 청양군을 방문했다.
지천댐 건설 반대대책위 주민들은 청양군민과의 대화가 예정된 청양문화예술회관 앞에서 미리 반대집회를 가졌다. 반대집회후 김 지사가 청양예술회관으로 들어가자 반대대책위 주민들이 행사장으로 몰려가 ‘김태흠은 물러나라’ 등으 구호를 외치면서 행사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지만 지사와 군수는 동요하지 않았다.
김돈곤 청양군수가 연단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환영사를 시작하자 반대파 주민 30여명이 큰소리로 야유와 고성을 퍼부었다. 김 군수의 말이 전달되지 않을 정도로 소란이 심했으나 공권력의 저지는 없었다.
김 군수의 환영사에 이어 김 지사가 연단에 올라 군민과의 대화를 시작했다. 청양군과 관련한 도정을 간략하게 설명한 김 지사는 반대파 주민들의 고성이 이어지자 “한 분 한 분씩 얘기를 해 달라”며 주민들에게 마이크를 건네고 대화를 시작했다.
반대파 주민들은 “지천댐은 청양군민들에게 필요한 물보다 훨씬 많은 양이다. 왜 다른 지역 물공급을 위해 우리가 희생해야 하느냐? 농작물 안개와 서리 피해가 예상된다.” 등의 주장을 폈다. “지천댐이 건설되면 인구 3만명이 무너진 청양군의 인구소멸이 가속될 것이다. 홍수조절 기능도 의문이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부의 기후대응댐 발표 직후 충남도의 즉각 환영 화답 보다는 해당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먼저 들었어야 한다는 서운한 목소리도 나왔다.
댐 건설을 찬성하는 주민들은 “이번에야 말로 충남의 알프스를 완성할 기회라며 맑은 호수를 품은 휴양관광지 청양을 기대한다. 가뭄과 홍수에 대비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용수 확보가 가능하고 지역 발전을 촉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환영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인구 3만명이 무너진 청양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댐 건설과 파크골프장 건설 등 관광 인프라 구축이 마지막 희망이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주민들이 걱정하는 댐 상류지역 피해 걱정이 없도록 상수원보호구역 지정 등 규제를 만들지 않을 것이며, 이주민들의 공동체 생활을 위한 전원마을형 이주지 마련과 농지은행과 연계한 농지임대, 댐 둘레길 조성과 댐 상류 관광·휴게시설, 팬션 등 주민수익사업 및 인구유입 인프라 구축 등에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찬성 하면 선(善이고 반대하면 악(惡)’인 구도가 아니다”며 “1년이 걸리든, 2년이 걸리든 여러분의 의견을 들어가면서 헤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주민들의 반대집회가 예견돼 있었지만 피하지 않은 것은, 충남과 청양,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진정성 있는 제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며 “10번이라도 만나 주민들과 함께 얘기하고 답을 찾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주민과의 대화는 시작은 고성과 야유로 얼룩지고, 일부 주민들이 자신들의 주장만 펴고 자리를 떠나기도 했지만 공론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남겼다.
김 지사는 군민과의 대화에 앞서 군청에서 가진 언론인 간담회에서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한 우리나라 상황에서 효율적인 수자원 관리가 필요하고 청양의 미래 먹거리를 위해서 댐 건설을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며, 구봉광산 폐광산 자리 108홀 골프장 건설 등으로 청양경제 활성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