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안에는 육아휴직급여 상한액을 월 최대 250만원까지 인상하는 등 저출생 대응을 위한 예산도 다수 반영됐다. 일·가정 양립, 돌봄, 주거 등 저출생 관련 3대 부문의 예산은 올해(16조1000억원) 대비 약 22% 증가해 내년 19조7000억원까지 늘어난다.
27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육아휴직급여 상한액을 1~3개월 월 최대 250만원, 4~6개월 200만원, 이후 6개월 160만원으로 인상한다. 현재는 육아휴직 기간 1년 동안 육아휴직이 매월 일정하게 통상임금의 80%(월 150만원 상한)로 지급되고 있는데, 기간에 따라 상한액을 높이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육아휴직급여 관련 예산은 올해 1조9869억원에서 내년 3조4030억원으로 크게 증액됐다. 아울러 현재 5일인 배우자 출산휴가 급여가 20일까지 늘어나고, 단기 육아휴직(연 1회, 2주)도 신규 도입된다.
육아휴직에 대한 기업과 동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대책도 포함됐다. 육아휴직시 업무를 분담한 동료에게 인센티브(유인책)를 주는 사업주를 지원하기 위해 월 20만원의 육아휴직 업무분담지원금이 신설되고, 대체인력지원금도 8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인상된다.
유치원 방학이나 초등학교 1학년 신학기 등 돌봄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에 단기 육아휴직(2주)을 쓸 수 있도록 하고, 맞벌이 가정 돌봄 공백 해소를 위해 상생형 어린이집(65개소)에 긴급돌봄서비스(일시돌봄, 병원동행, 하원지도 등)를 신설한다. 또 아이돌봄서비스 정부지원 기준을 중위 150%에서 200% 이하로 완화하고 지원율도 종전 15~30%에서 20~40%로 상향한다.
신혼·출산부부 주거지원을 위해 신생아특례 대출 소득요건이 현재 1억3000만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3년 한시 완화되고, 시세 대비 저렴한 비아파트 전세(든든전세) 3만호가 공급된다. 임신지원을 위해 필수 가임력 검사 정부 지원이 최대 1회에서 3회로 확대되고, 생식세포 보존비도 지원되는 등 모자보건 사업도 강화된다.
정부가 육아휴직급여 상한액 인상 등에 나서면서 3대 부문 기준 저출생 예산은 내년 19조7000억원으로 20조원에 육박하게 됐다. 정부는 향후 인구전략기획부가 출범하면 저출생 예산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저출산은 재정만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제도, 인식, 문화가 겹쳐진 문제”라면서 “백화점식 지원에서 벗어나 일·가정 양립 등 3가지에 집중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일·가정 양립에 재정을 대폭 투입하면서 분위기 반전에 나서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