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에 물려 다리 절단…1년만에 패럴림픽 수영 출전한 美선수

미국 트루윗, 재활 매진·물 트라우마 극복해 출전
알리 트루윗(오른쪽). 트루윗 SNS 캡처

미국 장애인 수영 국가대표로 2024 파리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알리 트루윗(24)의 사연이 주목받고 있다.

 

27일(한국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트루윗은 지난해 5월 예일대를 졸업한 지 이틀째 되던 날 카리브해 부근의 터크스 케이커스 제도에서 친구와 평화롭게 스노클링을 즐겼다.

 

그러다 보트로 돌아가던 중 한순간에 상어가 다가와 트루윗의 왼쪽 발 부분을 물었다. 이후 상어는 피를 흘리는 트루윗의 주변을 맴돌기도 했다.

 

예일대 재학 중 수영 선수로 활동했던 트루윗과 친구는 75야드(약 70m) 떨어져 있던 보트를 향해 온 힘을 다해 다해 헤엄쳤다. 상어로부터 도망쳐 보트에 오른 트루윗은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됐다. 세 차례 큰 수술을 받은 끝에 왼쪽 무릎 아랫부분을 절단하게 됐다.

 

트루윗은 AP 통신과 인터뷰에서 상어에게 물렸던 순간을 떠올리며 “물 공포증을 극복하는 게 가장 큰 과제였다”고 회상했다.

 

트루윗은 “상어에게 물리자마자 순간적으로 ‘내가 정신이 나간 건가? 발이 없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정신을 차리고 보트를 향해 전력을 다해 헤엄쳤다고 떠올렸다.

 

보트에서 친구가 급하게 트루윗의 다리를 지혈했고, 트루윗은 자신의 23번째 생일에 미국 뉴욕의 한 병원에서 무릎 아래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다고 전했다.

 

트루윗은 “암울했지만, 나는 거의 죽을 뻔한 위기에서 살아난 것이었다”며 “‘내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라는 원망 대신 ‘모든 걸 쏟아내 보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재활했다”고 했다.

 

트루윗은 한때 물이 첨벙이는 소리, 흘러가는 소리, 떨어지는 소리 등 물에 관련된 모든 소리를 들으면 상어에게 물린 뒤 헤엄치던 순간이 떠오르는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물을 사랑했던 트루윗은 스스로 집 뒷마당의 수영장에 들어가 물에 대한 공포를 이겨내기로 마음 먹었다. 의족 훈련과 근력 운동 등 각종 재활과 트라우마를 치료하기 위한 심리 치료 등에도 매진했다.

 

그 결과 트루윗은 사고 1년 만인 지난 6월 미국 패럴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S10 등급 자유형 100m, 400m와 배영 100m 출전 티켓을 따냈다.

미국 패럴림픽 수영 국가대표 알리 트루윗. 미국 대표팀 홈페이지 캡처

트루윗은 4년 뒤 2028 로스앤젤레스(LA) 패럴림픽 대신 2024 파리 패럴림픽을 촉박하게 준비한 데 대해 “나는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나는 상어와 싸워 살아남았다. 다리 하나를 잃었지만 1년 만에 패럴림픽에 출전한다는 대담하고 비현실적인 꿈을 이루고자 했다”고 출전 소감을 밝혔다.

 

트루윗은 “나는 이미 충분히 많은 걸 잃었다. 되찾을 수 있는 걸 위해 미친 듯이 노력했다”면서 “1년 전엔 다시 물로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제 물 속에서 다시 웃을 수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하다. 내 수영 인생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일”이라며 뿌듯함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