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전 아내가 다른 남성과 있는 모습을 보고 격분해 흉기를 휘두른 남성에게 검찰이 무기 징역을 구형했다.
숨진 여성은 당시 임신 중이었는데, 아기도 함께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27일 전주지법 제12형사부(김도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43)씨에 대한 살인 및 살인미수 결심 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사건은 지난 3월 28일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한 미용실에서 발생했다.
A씨는 전처인 B씨가 운영하던 미용실에서 B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옆에서 범행을 말린 B씨의 남자친구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했다.
사건 당시 B씨는 임신 7개월째였다. 이에 경찰과 소방 당국은 사망자의 임신 사실을 확인하고 병원으로 옮겨 제왕절개를 통해 태아를 구조했다.
신생아는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치료받았으나 산소 부족으로 태어난 지 17일 만에 끝내 숨을 거뒀다.
A씨는 B씨에게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고는 범행에 앞서 살해 협박 메시지를 반복해서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에 대해 검사는 "단지 행복한 일상을 꿈꿨던 피해자는 피고인의 극악무도한 범행으로 소중한 생명을 잃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됐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조금의 가책도 없이 흉기에 찔려 사경을 헤매는 피해자를 두고 도주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주고도 범행 며칠 전에 정신과를 찾은 걸로 감형을 시도하는 인면수심의 행태를 보였다"며 "이 피고인에게 사법부가 자비를 베푼다면 그것은 자비가 아니라 인간의 소중한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를 조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A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청소년기 아버지의 폭행 등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문제해결 능력이 부족하고 분노를 조절하지 못했다"며 "이 또한 자신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나 피고인이 범행을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A씨는 미리 써온 메모에서 "이런 죄인에게 최후변론의 시간을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저 같은 죄인은 죽어 마땅하다. (숨진) 애 엄마와 그 가족분들께 용서를 구한다"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