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한미군 비용 뽑고 이익 남겨야 한다 발언”

맥매스터 美 전 안보보좌관 비망록

2017년 방한, 캠프 험프리스 건설비 묻고
韓 일부 지원에 100% 왜 못받나 지적
“우리가 韓서 나오고 러·中이 北 처리”
주한미군 철수 시사 발언도 털어놔

공화 ‘정통보수’ 238명 “해리스 지지”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 주한미군 철수를 시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한반도 미군 주둔과 관련해 “비용도 뽑고 이익도 남겨야한다”는 소신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트럼프 1기 시절 미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허버트 맥매스터는 27일(현지시간) 발간된 비망록 ‘우리 자신과의 전쟁: 트럼프 백악관에서의 내 임무 수행’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외교 관련 여러 비화를 풀어냈다.

이중 임기 첫해이던 2017년 11월 한국을 방문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일화를 통해 그가 한반도의 안보와 미군주둔에 대해 가진 생각을 엿볼수 있다. 당시 그는 주한미군을 시찰하며 한국에 손해를 본다는 심사 때문에 여러 차례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 평택의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한 뒤 헬기로 떠나면서 빈센트 브룩스 당시 주한미군 사령관에게 기지 건설비용을 묻기도 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108억 달러라고 답변하면서 “한국이 98억 달러를 지불했다”고 설명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말을 들은 뒤 왜 100%를 받아내지 않았느냐고 따져 물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합의는 비용을 넘어서는 액수에서 정해져야 하는 것이라며 한국이 미국의 모든 비용에 더해 이익까지 지급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비망록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리가 한국에서 나오고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을 처리하게 놔두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말을 했다고도 털어놓았다. 주한미군 철수를 시사하는 발언이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과의 무역 적자를 거론하며 “왜 우리가 우리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방어해야 하느냐”고 불평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비망록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 철회를 주장하고, 당선 뒤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기로 한 데 대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크게 분노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트럼프 1기 시절 미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허버트 맥매스터. AP연합뉴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첫 정상회담부터 한미가 대북 정책 방향을 두고 이견을 보였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양국 간 공동성명을 작성하는 과정에 한국 측은 지속해서 북한과의 협상 전망을 강조하는 표현을 고수했다”며 “반면 (백악관 안보팀은) 비핵화가 김정은에게 최선의 이익이라는 점을 설득하기 위해 제재 이행을 강조하는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적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비망록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조종하려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무자비한 KGB(옛 소련 첩보기관 국가보안위원회) 요원이었던 푸틴은 트럼프의 자존심과 아첨에 취약하다는 점에 맞춰 연기를 했다”고 밝혔다.

한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등 역대 공화당 소속 대통령과 대통령 후보의 참모로 일했던 ‘정통보수파’ 공화당원 238명이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닌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공개서한을 작성했다고 USA투데이가 보도했다. 이들은 “솔직히 이념적으로 해리스 부통령이나 월즈 주지사에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면서도 “그러나 다른 쪽에 투표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