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가벼운 Z세대…”가격 때문에 해외 직구 써요”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가성비 중심 소비 확산

올해 초 서울에 위치한 대학교에 입학한 정모(20)씨는 최근 자취방을 얻어 세련되고 트렌디한 인테리어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고물가에 생활비 부담이 커진 데다가 국내 유명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인테리어 소품들은 예상보다 비싸 구매가 망설여진다. 

 

해외 플랫폼에 눈을 돌린 정 씨는 생각보다 많은 플랫폼에서 한국 이커머스에서 보지 못한 다양한 제품을 국내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이제 가격대가 높지 않고 급하게 필요하지 않은 제품이면 테무와 같은 해외 이커머스로 눈을 돌려 쇼핑을 즐긴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

 

고공행진 중인 물가가 좀처럼 꺾일 줄 모르면서 가파르게 오르는 집값, 밥값을 감당하기 힘들어하는 Z세대들의 소비습관이 변하고 있다.

 

특히 해외 직구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이 고물가 시대에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Z세대의 새로운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2030세대가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라이프 스타일을 포기하고 있다는 의미보다는 더 합적인 쇼핑을 찾아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테무와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전국 20~69세 성인 남녀 10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쇼핑 플랫폼 구매행태 및 인식 파악’을 위한 온라인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테무 이용자들은 ‘가격’에 대한 만족 비율이 76%로 가장 높았다. 

 

관악구에 자취 중인 취준생 박모(26)씨는 트렌디한 디자인의 의류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테무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박 씨는 “유행을 타는 프린팅 티셔츠나 카디건 등 계절별로 가볍게 입을 옷들을 주로 테무에서 구매하고 있다”며 “유명 브랜드의 제품은 너무 비싼데 테무에서는 정말 싼 가격에 간편하게 입을 괜찮은 옷들을 구할 수 있어 애용한다”고 밝혔다.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박 씨처럼 브랜드 평판보다는 가성비를 중요시해 구매하는 20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

 

‘제품 구입 시 브랜드 별 품질 차이가 없다고 생각해 유명 브랜드가 아니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20대 응답자는 62%로, 30대 55%, 40대 53%, 50대·60대 58%와 비교했을 때 가장 높았다.

 

소득 수준과 구매력이 낮은 20대 사회초년생들에게는 테무와 같은 공장 직배송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이 가성비가 좋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타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고가의 제품들에 비해 비슷한 제품을 훨씬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테무 관계자는 “테무는 전통적인 공급망의 비효율성을 없애는 혁신적인 직배송 모델로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라며 “테무의 목표는 모든 소비자들이 품질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강화하고 지속적으로 운영을 최적화해 고객에게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전했다.

 

작년 7월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테무는 소비자를 가성비 높은 제조업체와 직접 연결해 중간 단계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제거했다. 유통 과정을 최적화해 소비자들에게 경쟁력 높은 가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