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군옥영웅함 등 잠수함 13척을 국제해사기구(IMO)에 한꺼번에 등록했다. 북·러 신조약(포괄적 전략적 동반자관계) 체결 이후 북·러 연합 해상훈련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조치여서 주목된다.
IMO 국제통합해운정보시스템(GISIS)에 상어2급 1∼11호 11척과 신포급 8·24영웅함, 신포 C급 김군옥영웅함(제841호)이 등재됐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8일 보도했다.
선박을 IMO에 등록하면 우리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선박을 식별할 고유의 등록번호가 생긴다. 가령 김군옥영웅함은 건조 시기가 2023년 9월이며, IMO 고유번호는 ‘4776425’가 부여됐다. 선박들의 소유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로 등록됐다. 북한이 잠수함을 IMO에 등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월 북·러 신조약 체결을 계기로 한·미 연합훈련처럼 북·러가 해상에서 연합 군사훈련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이번 잠수함 등록은 북한이 러시아 등과의 연합훈련에 투입하기 위한 사전 포석일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북한은 1963년 러시아에서 위스키급(1300t) 디젤 잠수함을 처음 도입한 이후 중국에서 로미오급(1300t) 잠수함도 수입했다. 이를 기반으로 1976년부터 자체 잠수함 건조를 시작했다.
지난해 발간된 ‘2022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의 잠수함 전력은 로미오급 잠수함과 소형 잠수함정 등 70여척으로 구성돼 있다. 북한의 잠수함들은 전시 해상교통로 차단, 기뢰 부설, 수상함 공격, 특수전부대 침투 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또한 북한은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탑재가 가능하도록 로미오급 잠수함 개조를 진행하는 등 전력을 지속 증강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전술핵공격잠수함’이라고 주장하는 김군옥영웅함 진수식을 개최한 바 있다. 당시 우리 군은 김군옥영웅함이 기존 로미오급 잠수함을 개조한 3000t급으로 추정했다. 함상에는 총 10개의 발사관이 포착돼 SLBM과 핵순항미사일(SLCM)을 여러 발 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포급(2000t 추정) 잠수함인 ‘8·24 영웅함’에서도 비행거리 1500㎞급 화살-1형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적이 있다. 다만 수직발사관이 1개밖에 없고 실험함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