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교회건물 철거 중 ‘폭삭’… 450세대 정전

전봇대 파손… 인명피해는 없어
과거 “위험” 민원에도 조치 안해

28일 오후 충북 청주시에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 잔해물이 도로 쪽으로 무너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통행량이 적은 낮시간대 발생해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2021년 6월 광주 학동 아파트 붕괴 사고 이후 철거 현장의 안전불감증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주 서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25분쯤 청주시 서원구 모충동 폐교회 건물을 철거하던 중 도로 쪽 벽이 무너졌다. 이로 인해 인근에 있던 전봇대 고압선을 덮쳤다. 당시 현장에선 굴착기를 이용해 3층(옥탑) 해체작업 중이었다. 30분 정도 철거 작업이 진행되다가 벽 쪽 콘크리트가 무너지면서 주변 전봇대 고압선을 파손한 것이다.

28일 오후 충북 청주시 건물 철거현장에서 무너진 콘크리트 구조물이 인근 전신주 등을 뒤덮고 있다. 충북소방본부 제공

소방당국은 장비 9대와 19명의 인력을 동원해 파손된 전신주 2대와 철제표지판 1대를 안전하게 치웠다. 이 사고로 고압선이 파손되면서 주택 450여세대가 정전됐다. 또 인근 원룸 18가구에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사고 현장은 평소 차량 통행량이 많은 도로인데 낮시간대 사고가 발생해 인명피해가 없었던 게 다행이었다.



서원구청과 한전 충북본부는 사고 지점 주변을 통제한 뒤 복구 작업을 진행했다. 한전 관계자는 “450여세대의 전력을 원상으로 복구하는 등 모든 복구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3년 전 9명이 사망한 광주 학동 철거 건물 붕괴 사고 탓에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인근 주민들은 사고 전에도 공사가 위험해 보인다며 여러 차례 민원을 넣었지만, 안전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