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600만원짜리 와인’ ‘1400만원짜리 샴페인’, ‘400만원짜리 굴비’.
얼핏 보면 유력 인사에 보낼 ‘청탁성 선물 리스트’로 착각할 법하다. 추석 즈음이면 등장하는 백화점들의 ‘초프리미엄’ 선물용 제품들이다. 백화점들이 추석선물용으로 갈수록 고가의 상품을 내놓는 이유는 뭘까.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기본적으로 백화점의 본질은 ‘사치’에 있는 만큼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주기 위한 의도라는 얘기다. 고가 선물세트를 많이 팔겠다는 것보다는 ‘이 정도 수준의 상품’을 내놓았다는 마케팅적 측면이 강하다. 그렇다고 팔리지도 않을 상품을 구비해놓는 건 아니다. 경기 상황과 무관하게 ‘큰 손’은 언제나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이번 추석 선물 세트 키워드는 ‘초프리미엄’과 ‘익스클루시브’(Exclusive), ‘큐레이션’(Curation·맞춤형 추천)이다. 초프리미엄 상품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진귀한 와인 세트로 꼽히는 ‘샤토 페트뤼스 버티컬 컬렉션’을 7억600만원에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다.
롯데가 단독으로 출시한 고급 샴페인 ‘살롱 버티컬 세트’도 주목 받고 있다. 단 1세트 한정판으로 선보였다. 작황이 좋은 해에만 생산해 20세기 단 37개만 시중에 나온 ‘살롱 르 메닐’ 샴페인 4종으로 구성됐다. 가격은 세트당 1400만원대다.
최상급 암소 한우는 특수 부위와 로스 부위만을 엄선해 8.8㎏로 구성한 ‘암소 No.9 명품’(300만원)과 겨울 참조기 중 400g 내외 큰 참조기만으로 구성한 ‘영광 법성포 굴비’(400만원)'가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추석 선물로 ‘리베르 파테 빈티지 컬렉션’을 준비했다. 리베르 파테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포도주로 불리는 보르도 와인이다. 신세계에서 들여온 컬렉션은 2006년부터 2015년 사이 생산된 와인 여섯 병으로 구성됐다. 세트당 가격은 5억원이다. 2010년·2011년·2015년 빈티지는 병당 평균 1억원, 2006년·2007년·2009년 빈티지는 이보다 낮은 수준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보통 세트 구성 제품은 세트로만 파는데 본 상품은 별도 상담 시 병당 판매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이 프리미엄 선물 수요를 겨냥한 최고급 상품으로는 1++등급 한우 중에서도 마블링 최고 등급(No.9)만 사용한 ‘현대명품 한우 넘버나인’(300만원)과 ‘현대명품 한우 프리미엄'(200만원)’ 등이 대표적인 프리미엄 상품이다. 현대명품 참굴비 10마리는 최대 350만원에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