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황 배터리, 차세대 친환경 배터리로 거듭날까

포스텍·부경대, ‘리튬 폴리설파이드’ 전환 문제, Ni-Co 촉매 메커니즘으로 해결

포스텍(포항공대)은 화학공학과·친환경소재대학원 김원배 교수, 화학공학과 통합과정 지준혁 씨, 박민선 씨 연구팀은 니켈-코발트(Ni-Co) 황화물 촉매에 질소 도핑된 탄소나노튜브를 결합해 리튬-황(Li-S) 배터리의 안정성과 충전·방전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소재, 화학, 나노 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의 앞표지 논문으로 지난 27일 게재됐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친환경 전기차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지만, 높은 가격이 대중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포스텍 연구성과 표지 이미지. 포스텍 제공

반면 리튬-황 배터리는 저렴하고 풍부한 황을 사용해 제조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은데다 이론적으로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5배 이상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져 차세대 배터리로 급부상 하고 있다.

 

하지만 리튬-황 배터리가 상용화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이 중 하나는 리튬 폴리설파이드(LiPS)의 ‘용출 현상(Shuttle effect)’이다. 배터리를 충·방전하는 과정에서 리튬 폴리설파이드라는 중간 물질이 생성한다.

 

이 물질은 전해액에 녹아 양극과 음극 사이를 이동하며 불필요한 화학 반응을 일으키고, 그로 인해 배터리 효율과 수명, 용량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리튬 폴리설파이드의 용출 현상을 억제하기 위해 니켈과 코발트가 포함된 황화물 촉매의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실험 결과, 코발트 황화물만 사용할 때는 폴리설파이드에 대한 흡착력이 너무 강해 촉매 효율이 낮았고, 니켈이 일부 포함된 니켈-코발트 황화물 촉매를 사용하는 경우 흡착력 조절이 가능해 촉매의 효율이 높아졌고, 배터리의 성능도 개선됐다. 

 

기존에도 이처럼 금속을 포함한 촉매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지만 각 금속의 역할이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니켈과 코발트의 특성, 그리고 이 둘을 포함한 촉매의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니켈-코발트 황화물 촉매에 질소 도핑된 다공성 탄소나노튜브를 결합해 새로운 복합 전기 촉매를 개발했다. 

 

다공성 탄소 나노튜브는 표면의 구멍을 통해 리튬 폴리설파이드를 물리적으로 포획할 수 있으며, 도핑된 질소는 화학 반응을 이용해 폴리설파이드의 자유로운 이동을 막을 수 있다.

 

부경대 서민호 교수 연구팀과 범밀도함수 이론(Density functional theory)을 사용해 니켈-코발트 황화물 촉매 표면에서 폴리설파이드의 반응성이 향상되는 원리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분자 내 원자의 상태밀도(Density of States)와 흡착 에너지를 계산하여 니켈-코발트 황화물은 황과 황 사이의 결합 길이와 세기가 적절해 안정성과 용량 모두 높일 수 있음을 밝혀낸 것이다.

김원배(사진) 교수는 “고성능 리튬-황 배터리 기술 개발은 차세대 이차전지 원천기술 확보 경쟁에 있어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연구팀이 제안한 촉매는 리튬-황 배터리뿐 아니라 전기화학적 전환 반응을 위한 황화물 촉매 개발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선도연구센터, 중견연구, 산업통상자원부 황화물전고체 개발 사업, BK21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