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예술인 동시에 사업이고 영화 제작과 배급, 상영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도 많으니 경제적, 산업적인 측면을 연구할 수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전 세계적인 팬데믹 상황과 OTT의 등장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 상황을 맞이했다. 그래서 영화업계 종사자들은 이 위기에 대응해서 스스로 타개책을 마련하려고 분투하면서도 이 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가 어떤 방향을 제시해 주길 기대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5월에 있었던 한국영화학회 학술대회에 처음 온 어떤 영화제작자 겸 투자자가 학계에서 어떤 해결책을 연구해 주길 바란다는 당부에 가까운 질문을 했다. 그 투자자는 영화학회가 매년 학술대회의 대주제를 정하고 발제자를 모집한다는 것을 몰라서 그런 질문을 던졌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학자는 자기의 전문 분야가 있다. 어떤 학자는 영화의 의미를 고민하는 이론에 관심이 있고, 어떤 학자는 영화의 역사를 주로 연구하며, 어떤 학자들은 영화 정책을 연구하기도 한다. 다른 예술과 마찬가지로 영화도 사회 현상 중 하나이니 영화학자들은 자기가 훈련받은 학문적 배경에서 영화에 접근한다.
앞으로 영화학회가 그런 주제를 잡고 발제자를 모집해서 전문연구자를 발굴할 수도 있고, 산업 전반을 관장하는 영화진흥위원회나 영화 관련 단체가 그런 자리를 마련할 수도 있다. 그 자리에서 나는 그분에게 차라리 영상산업이나 미디어산업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경제학자나 경영학자들을 찾아보는 것이 어떠냐고 말씀드렸다. 현재 한국의 영화학회는 규모도 작은 중소학회이고 학회 안에 경영학을 바탕으로 연구하는 학자가 드물지만, 경제학계나 경영학계는 규모도 크고 많은 학자가 있으니 영상산업과 매체산업을 연구하는 학자가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