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휴식·장보기를 한번에… 이마트의 ‘과감한 변신’

베일 벗은 ‘스타필드 마켓 죽전’

기존 마트에 복합쇼핑몰 기능 결합
전통 상업시설 고정관념서 벗어나
이마트 매장 한 개 층으로 줄이고
라운지·카페·서점 ‘휴식 기능’ 강화
“과열된 유통시장 경쟁력 제고 전략”

29일 개장한 ‘스타필드 마켓’ 1호점인 죽전점에 들어서자 150평 규모의 라운지가 넓게 펼쳐졌다. 고객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1층 중심부를 차지한 이곳 ‘북그라운드’는 스타필드 시그니처로 꼽히는 별마당 도서관의 축소판이었다.

외벽에서 천장까지 이어지는 책장에 다양한 도서들이 따뜻한 색감의 조명을 받으며 배치돼 있었고, 고객들은 푹신한 소파에 앉아 책장을 둘러보거나 휴대전화 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다. 북그라운드를 중심으로 배치된 카페와 서점, 꽃집 등 매장들 모습은 대형마트라기보다 복합쇼핑몰에 가까웠다.

29일 오픈한 경기 용인시 스타필드 마켓 죽전의 모습. 기존 이마트 죽전점이 5개월간의 리모델링을 거쳐 다양한 프리미엄 축산물과 54개의 유명 브랜드 매장이 입점한 지역 밀착형 쇼핑몰 스타필드 마켓 죽전으로 재탄생했다. 연합뉴스

이마트가 경기 용인 이마트 죽전점을 5개월간 리뉴얼해 새로운 쇼핑센터 브랜드 ‘스타필드 마켓’을 선보였다. 기존 이마트에 신세계프라퍼티 ‘스타필드’의 특징인 체험형 매장과 다양한 외부 브랜드를 들여놓은 공간이다.



스타필드 마켓은 북그라운드 외에도 스타필드 마켓 각 층 중심부를 고객이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여가와 휴식 공간으로 꾸몄다. 공간 효율화를 위해 매장을 촘촘히 배치하고 매대에 상품을 빼곡히 진열하는 전통적 상업시설의 개념을 벗어난 것이다.

서혁진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장은 “기존 공식을 깨고 좋은 입지를 물건이 아닌 고객에게 돌려주는 공간으로 조성했다”며 소비자가 ‘쇼핑’이라는 단 하나의 목적에서 벗어나게 하고, 여유와 체험을 즐기러 언제든 편하게 올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지하 1층과 1층, 2개 층에 걸쳐 있던 이마트 매장은 지하 1층, 한 개 층으로 압축했다. 이마트 죽전점이 지난해 전국 131개 매장 중 오프라인 매출 1위를 기록한 점포라는 점을 감안하면 과감한 시도다.

대신 오프라인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신선식품에 집중했다. 신선식품과 즉석식품(델리) 종류를 140여종 추가했으며, 축산과 회 코너 매대는 각각 33m, 15m로 이마트 최대 규모다.

이 같은 전략은 지난해 복합쇼핑몰 형태로 리뉴얼한 인천 연수점과 고양 킨텍스점 성공이 밑바탕이 됐다. ‘더타운몰’이라는 이름이 붙은 연수점과 킨텍스점은 지난해 체험형 콘텐츠를 대폭 강화해 공간과 상품을 재구성했다. 연수점은 리뉴얼한 후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간 전년 동기간 대비 고객 수 28%가 늘었고, 매출도 16% 신장했다. 킨텍스점 역시 리뉴얼 이후 8개월 동안 전년 동기간 대비 고객 수가 75% 증가했다.

이마트 외에도 국내 전통 유통업체들은 기존 점포를 휴식·체험형 공간을 늘린 복합쇼핑몰 형태로 리뉴얼하고 있다. 여기에 업태를 구분하는 ‘마트’나 ‘백화점’ 간판을 떼고 새로운 이름을 붙여 브랜드 구축까지 나섰다. 전자상거래업체(이커머스)에 밀려 매출이 감소한 상황에서 오프라인만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라이프스타일이 달라진 젊은 고객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유통 시장에서 마트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고객의 시간을 점유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 구성이 필수”라는 것이 한채양 이마트 대표의 설명이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 옆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경기점도 이날 ‘신세계 사우스시티’로 이름을 바꿔 새로 문을 열었다. 롯데는 점포 경쟁력 강화를 위해 롯데백화점 수원점과 롯데몰 수원을 합쳐 1년간 대대적인 리뉴얼을 진행해 ‘타임빌라스 수원’으로 재탄생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