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 중재안에 같은 당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이 30일 의사 출신인 안철수 의원마저 평가절하했던 대안이라며 최선책이 안 된다고 내다봤다.
장 전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의료 개혁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선두에서 말한 분은 안철수 의원”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안철수 의원조차도 한동훈 대표의 중재안은 중재안이 아니라고 평가절하했다”며 한 대표의 중재안은 효과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안 의원은 지난 29일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서 “의대생과 전공의는 2026년 증원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라며, “한동훈 대표께서 나름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2026년이라도 바꾸자고 말씀하셨지만 이게 받아들여졌더라도 곤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요구는 2025학년도부터의 증원 문제이지 그 이후의 얘기를 꺼낸 건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한동훈 대표가 의사 출신인 안 의원과 상의도 안 하고 발표했다는 건가’라는 진행자 질문에는 “잠깐 이야기한 적 있다”면서, 같은 의사 출신인 인요한 최고위원이나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한지아 수석대변인과 소통은 됐을 거라고 안 의원은 봤다.
한 대표는 지난 25일 고위 당정 협의회에서 내년에 모집할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의 증원 유예 방안을 한덕수 국무총리 등에게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올해 모집하는 내년도 의대 정원을 최대 1509명 확대하기로 한 정부 결정은 유지하되,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은 재검토하자는 취지다.
의정 갈등 장기화에 따른 의료 공백 문제 해결 절충안인데, 검토 끝에 정부는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며 한 총리가 공개 언급하고 대통령실도 의대 정원 증원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심지어 같은 당의 추경호 원내대표도 ‘구체적으로 논의한 적 없다’며 정부 방침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이어서, 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생각이 통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다.
장 전 최고위원도 라디오에서 “입법이나 정책을 추진할 때 원내 의원의 동의나 지지가 훨씬 중요하다”며 “그런 차원에서 한동훈 대표와 소통이 잘 안되는 게 제가 봐도 분명하다”고 짚었다. 추 원내대표 동의를 얻었다면 한 대표의 중재안에 탄력이 붙었을 거라는 얘기다. 당과 정부가 아닌 한 대표와 정부 간의 갈등이 빚어진다는 시선에서 장 전 최고위원은 ‘한정 갈등’이라는 표현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