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임명 두고 ‘제2의 경술국치’ 비판…“국권 침탈은 원천적 무효”

김 장관 “일제강점기 선조 국적은 일본” “제주 4·3사건은 남로당 폭동”
민주당 “일제 나라 뺏긴 치욕만큼 윤 정권 수치스러워” “오죽하면 제2의 경술국치”
광복회장 “강도가 국권 빼앗아 가도 그것은 우리 것”

윤석열 대통령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일제강점기와 관련한 발언을 지적하며 야당은 김 장관 임명이 ‘제2의 경술국치’라고 비판했다.

 

지난 29일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임명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 26일 김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당일 청문회는 여야 공방 끝에 파행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뉴시스

김 장관은 지난 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일제시대 때 나라가 망했는데 무슨 (한국) 국적이 있느냐”라며 “당시 선조들의 국적은 일본”이라고 발언했다. 아울러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서는 “잘못됐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재평가될 것”이라고 말했고, 제주 4·3사건에 대해서는 “명백한 남로당 폭동”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오늘(29일)은 경술국치일이다. 114년 전 일제에 나라 뺏긴 치욕만큼 지금 윤 정권이 자행하는 친일매국망동이 수치스럽다”며 “오죽하면 국민이 제2의 경술국치라며 한탄하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헌법을 부정하고 친일매국 굴종외교에 앞장서는 사람을 요직에 임명하는 망국 인사를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종찬 광복회장도 김 장관의 발언을 비판했다. 이 회장은 29일 광복회 주관으로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114주년 ‘국권상실의 날 추념식’ 개식사에서 일제강점기 국적 문제와 관련해 “강도 일제가 칼을 대고 우리에게 국권을 빼앗아 갔다”며 “비록 강도가 가져갔더라도 그것은 우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일본 것이라고 장관 하겠다는 사람이 그러니 나라가 제대로 되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종찬 광복회장이 지난 29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광복회 제114주년 국권상실의날 행사에 참석해 개식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회장은 ‘일제의 국권 침탈이 불법·무효인지 입장을 밝혀달라’는 광복회 요청을 받은 외교부가 “원천적 무효”라고 답한 것을 언급하며 “이게 정확한 얘기인데, 자기 번지수도 모르는 사람이 장관을 하면 되겠나”라고 날을 세웠다.

 

이 회장은 또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27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통령께서는 뉴라이트라는 의미를 정확히 모를 정도”라고 말한 것을 두고는 “대통령 참모가 대통령은 역사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게 말이 되나”라며 “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 정부를 운영하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뉴라이트가 생기고 (이들이) 1948년에 건국됐다 난리 치는 것은 우리가 못 가르친 책임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