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훈련 준비하다 부담? IMO 등록 北군함 정보 모두 삭제돼

북한이 국제해사기구(IMO)에 잠수함을 처음 등록한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자 해당 정보를 삭제한 데 이어 기존에 등록된 수상함 정보까지 모두 지웠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30일 보도했다.

 

북한은 선박 김군옥영웅함 등 잠수함 13척을 지난 27일자로 IMO 선박정보데이터베이스(GISIS)에 처음 등록했다. IMO 등록에 따라 각 선박에 고유 식별번호도 부여됐다.

 

그러나 VOA보도가 확산한 지난 28일 IMO 검색 결과에서 북한 잠수함 정보가 모두 사라졌다. 정보 삭제 전 IMO 선박정보 데이터베이스에 잠수함을 다시 검색하자 ‘찾을 수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어 29일에는 남포급 호위함 FFH-3호 등 기존에 이미 등록된 군함(수상함) 정보까지 모두 삭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IMO는 해상 안전 및 오염 방지, 해상 사기행위 근절 등을 위해 국제 항해를 하는 민간 선박에 대해 고유의 식별번호를 부여하고 있다.

 

지난 27일 IMO에 북한 잠수함이 등록된 모습. 홈페이지 캡처

북한이 해상 자산을 국제기구에 등록한 것은 사실상 ‘군사동맹’으로 평가되는 러시아와의 신조약(전략적 포괄적동반자관계) 체결 후속 행동으로, 북·러 연합 해상훈련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그렇다면 해상 자산을 국제기구에 등록함으로써 ‘도발’이나 ‘위협행동’이란 지적에 반박하기 위해 사전에 명분을 확보하려는 조치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북한 잠수함의 IMO 등록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진 지 이틀 만에 기존 수상함 등록 정보까지 포함해 모두 사라지자 경위와 의도가 무엇인지 관심이 쏠린다. IMO 측은 북한 군함 정보의 삭제 주체에 관한 질의에 “회원국은 자국 관련 데이터를 GISIS에 업데이트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고 말해, 북한의 요구로 정보가 삭제됐음을 시사했다. VOA는 북한이 잠수함 정보 등록 후 자국 해군자산에 쏠리는 과도한 관심에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는 전문가의 추측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