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강한 비와 바람을 동반한 제10호 태풍 ‘산산’이 일본 규슈를 강타한 뒤 시코쿠를 향해 천천히 동진하면서 열도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수도권이 있는 간토(관동)지방과 도카이도는 강한 비가 계속 내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태풍 간접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제주도와 남해안 및 동해안에 강풍·풍랑·너울과 함께 많은 곳은 100㎜ 이상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NHK에 따르면 태풍 10호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비·바람이 강해져 지금까지 4명이 사망했고, 96명이 부상을 입고 1명이 행방불명(실종)인 것으로 자체 집계됐다. 아이치현 가마고리시에서 일어난 산사태로 3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쳤다. 도쿠시마현에서는 2층 주택의 지붕이 무너져 80대 남성이 사망했다.
미야자키시에서 돌풍이 발생하는 등 규슈에서 모두 90명이 부상을 입었다. 야마구치현 등에서도 부상자가 잇따라 태풍에 의한 부상자는 전국적으로 모두 96명에 달한다.
태풍 산산은 30일 오전 오이타현 구니사키시 부근을 이동하고 있으며 북동쪽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태풍 중심기압은 994hPa(헥토파스칼)이며 태풍 중심 부근에서는 최대 풍속 초속 20m, 최대 순간풍속 초속 30m의 바람이 불고 있다.
풍속은 전날보다 다소 느려졌으나, 중심부로부터 반경 390㎞ 이내 지역에서는 여전히 초속 15m가 넘는 강한 바람이 관측되고 있다.
태풍의 세력은 전날부터 약화되기 시작했지만 움직임이 느린 탓에 각지에서 상당한 폭우가 내리고 있다.
규슈 북부와 혼슈 서부 야마구치현은 30일까지 특정 지역에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지는 선상강수대가 예상된다. 시코쿠에서는 31일까지, 긴키에서는 30일 밤부터 31일까지 선상강수대가 발생해 위험도가 급격히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NHK가 전했다.
시즈오카시에서는 이날 새벽까지 72시간 동안 강우량이 515.5㎜로 평년 8월 강우량의 2.7배, 가나가와현 오다와라시에서도 이날 아침까지 24시간 동안 강우량이 313㎜로 평년 8월 강우량의 1.8배에 달해, 모두 1976년의 통계 개시 이후 가장 많았다.
태풍 ‘산산’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도 동해안에 많은 비가 예상된다. 강원 동해안·산지, 강원남부내륙, 경상권해안은 오후까지 비가 내리겠고, 대구, 경북내륙은 새벽과 오후 사이 빗방울이 떨어질 전망이다. 강원영동과 경상권의 경우 시간당 20㎜ 안팎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을 전망이다.
한편 태풍 ‘산산’이 일본 열도에 상륙하는 모습이 담긴 위성 사진이 공개됐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학교 대기협동조합연구소(CIRA) 홈페이지에는 산산이 일본 규슈에 상륙해 서서히 북상하는 모습이 올라왔다. ‘태풍의 눈’으로 불리는 거대한 중심부는 규슈 가고시마현을 향해 돌진한다.
CIRA는 산산이 상륙한 후 조금 세력이 약해졌지만, 여전히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