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 ‘I’m gonna get you’로 돌아온 하드록 해리빅버튼

“새롭고 신선함 나누고 싶어…힘들더라도 즐거움 쫓아가보자”

“기타나 베이스, 드럼 같은 악기의 연주법을 바꾸면서 다양한 시도를 했는데, 목소리(창법)을 바꾸지 않으니까 음악적 스펙트럼(영역) 확장에 한계가 있더라고요. 객원 가수를 둘 수 있지만 한시적인 것이고, 저 스스로 (음악적 확장에) 한계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계속 새롭고 신선한 그런 것들을 나누고 싶었거든요.”

 

이성수(보컬·기타)와 최보경(드럼), 우석제(베이스)로 이뤄진 데뷔 13주년을 맞은 하드록 밴드 해리빅버튼이 지난 27일 신곡 ‘아임 고나 겟 유(I’m gonna get you)’를 발표했다. 그동안 강력한 악기 연주에 거칠고 굵은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던 해리빅버튼이 이번에는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2분12초라는 보통의 곡 시간(3분30초∼4분20초)의 절반 가량 짧은 분량은 물론이고 목소리도 바꿨다.

 

지난 28일 서울 마포에 있는 인디음악계의 성지인 롤링홀에서 만난 해리빅버튼의 이성수는 “가장 원초적인 즐거움을 찾아가는 음악이 록인데, 그런 궁극의 즐거움을 노래에 담아보려고 했다”며 “창법만 바꾼 게 아니라 곡도 지금까지 발표했던 노래 중에서 가장 짧다”고 밝혔다.

 

노래 시간이 짧아진 것에 대해 “이런저런 곁다리에 있는 즐거움을 다 빼고 하나의 순수한 즐거움만 담다보니 2분여에 이르는 곡에 나왔다”며 “최근 리스닝 파티(청음회)를 했는데 ‘너무 짧아 아쉽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그런 아쉬움을 무한 재생 반복으로 달래길 바란다”고 웃으며 말했다.

 

창법도 바뀌었다. 기존 거친 목소리는 그대로이지만 조금 더 맑아졌다. 신곡 이전이 40∼50대 중장년 남성의 거침이라면 신곡에서는 30대 후반의 청년과 중년 사이 젊은 패기가 느껴진다.

 

이성수는 “마치 운동할 때 근육을 쪼개서 사용하는 것처럼 성대 부위별로 힘을 줘서 노래를 부르는 연습을 많이 했다”며 “자칫 잘못하면 성대를 다쳐 노래 자체를 못 부를 수도 있지만, 이번에 도전하지 못하면 새로운 걸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도전을 해봤다”고 설명했다. 

 

리스닝 파티에서 노래를 처음 들은 팬들이 가수가 바뀐 것처럼 반응하는 모습을 보고 “내심 기대했던 부분인데 팬들의 반응이 나쁘지 않아 괜찮았다”는 이성수는 “성대를 혹사하는 것에 늘 조심하고 있고, 연습을 많이 하고 있어서 공연 때에도 무리 없이 바뀐 창법으로 노래를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성수는 “하드록이라는 장르를 바꾸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해리빅버튼이 하는 음악은 록입니다. 록이란 음악이 가지고 있는 자유로움, 자유를 갈망하는 마음을 노래하는 게 저희죠. 형식이나 틀 안에 스스로 우리를 가둘 필요가 있을까. 우리가 하면 ‘록’인데라는 생각입니다.”

 

13년 변천사에 대한 질문에 “20년, 30년도 안 됐는데 13년이 별개인가. 우리는 아직 젊다”고 말한 이성수는 한편으론 “서울 홍대 인디 뮤직 환경이 너무 안 좋아진 게 안타깝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요즘 ‘밴드의 시대’가 왔다고 하는데, 대중의 주목을 받는 밴드가 많다는 건 좋은 현상입니다. 다만 밴드 음악은 라이브를 하는 공간에서 시작하는데 지금 홍대에서 라이브 클럽이라고 할 수 있는 공간이 한 손으로 꼽을 정도로 많이 줄어들었어요. 공연장이 힘들어 줄어들고, 그런 줄어든 공연장에 인디가수들도 힘듭니다. 악순환이죠.”

 

9월 20일 홍대 클럽 벤더에서의 라이브 공연과 22일 홍대 일대에서 개최되는 페스티벌 ‘더 서브’에 출연할 예정이라는 이성수는 “다양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공연장과 기획 공연이 많이 생기길 바란다”며 “최대한 작은 즐거움이라도 계속 쫓아가면서 살기를 바란다. 힘들수록 자꾸 즐거움을 찾아야 불행한 삶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