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국가 지원한 우크라이나 F-16 전투기 추락…‘최고 파일럿’ 사망

우크라이나의 유명 전투기 조종사가 서방에서 지원받은 F-16 전투기가 추락하면서 사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공군 등을 인용, 우크라이나 조종사 올렉시 메스가 지난 26일 전투기 추락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메스는 우크라이나에서 잘 알려진 조종사로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지원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사진=AP연합뉴스

WSJ는 미 당국자의 초기 보고에 따르면 해당 전투기가 추락한 것이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에 따른 것은 아니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메스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대응하기 위해 사망했다고 밝혔다. 메스는 이날 장례식을 치렀고, 사고는 조사 중에 있다고 우크라이나군 소식통은 전했다.

 

F-16 추락이 조종사의 실수에서 비롯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애초 우크라이나가 서방국가로부터 F-16을 지원받더라도 조종사 훈련과 소통 과정 등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 사실이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우크라이나가 F-16 조종 훈련을 받기에 충분한 영어 실력을 갖춘 조종사를 확보하지 못해 조종사 20명을 영국에 보내 영어 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CNN은 다만 우크라이나군은 F-16 추락이 조종사의 실수 때문은 아니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미국 언론 등의 보도 이후 메스가 추락 사고로 사망하기 전 순항 미사일 3기와 공격 드론 1기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올렉시 메시를 사후 대령으로 추서했다.

 

미국 국방부 사브리나 싱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투기 추락과 관련, “그것은 우크라이나가 말해야 할 사안”이라면서 “이 건과 관련해서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지원이나 요청을 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전투 비행은 매우 복잡하다”면서 “알다시피 우리는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을 미국에서도 훈련하고 있는데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당 전투기가 우크라이나의 패트리엇 미사일에 의해 격추됐는지를 묻는 말에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미국 국방부 사브리나 싱 부대변인.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공군은 소련제 구식 전투기가 주축으로 미국과 서방국가에 F-16 지원을 줄기차게 요청했다. 미국은 지난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F-16 전투기 우회 지원 방안을 승인했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4일 서방에서 지원받은 F-16 전투기가 임무에 들어갔다고 밝힌 바 있다. F-16은 공대공·공대지 작전 능력을 갖춘 만큼 우크라이나 공군 전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 바 있다.  

 

우크라이나에 F-16이 몇 대가 인도됐는지 확인하지 않고 있다. WSJ는 다만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 모두 6대의 F-16 전투기가 우크라이나에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우크라이나에는 F-16을 조종할 수 있는 인력이 6명밖에 없다고도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