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민생 패스트트랙을” 이재명 “공통공약 협의체를”

한동훈·이재명 대표 첫 회담
韓 “정쟁 중단·회담 정례화”
李 “타협의 정치 복원 기대”
의·정 갈등 일정 부분 접점

여야 대표가 1일 전격 성사된 회담 자리에서 “민생 패스트트랙”(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공통공약 처리를 위한 협의기구”(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각각 언급했다.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 대통령실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반복된 22대 국회가 이날 회담을 계기로 협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손 맞잡고 ‘활짝’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접견실에서 열린 양당 대표 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양당 대표는 이날 회담에서 ‘민생 우선’ 기조에 공감대를 이뤘으나 ‘채 상병 특검법’과 ‘전 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법’ 등 각론에서는 이견을 보였다.
이재문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회담 전 모두발언에서 “민생이 무엇보다 우선”이라며 ‘정쟁 중단’을 제안했다. 한 대표는 “우리 두 사람이 정쟁 중단을 대국적으로 선언하고 미래 지향적이고 생산적인 정치개혁 비전을 합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극적 언어가 담긴 정치 현수막은 자제하고, 매달 1회 혹은 두 달에 한 번 대표 회담을 정례화하는 것을 제안했다. 비쟁점법안을 따로 처리하는 ‘민생 패스트트랙’을 추진하자고도 했다. 한 대표는 “우리가 싸우는 것을 모두 멈추진 못하더라도 어떤 경우에도 민생법안 절차는 신속하고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하자”며 “전쟁 중에도 밥은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22대 국회 첫 여야 합의법안인 전세사기특별법을 거론하며 “대화와 타협이 일상화되는 정상적 정치를 복원하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 대표는 “정치라는 것이 죽고 죽이는 전쟁은 아니다”라며 “가급적이면 차이를 드러내기보다 공통점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같은 정도를 실천하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총선에서 나온 여야의 공통공약을 협의기구를 만들어 합의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가진 대표 회담을 마친 뒤 국회를 나서고 있다. 이재문 기자

두 사람은 금융투자소득세와 의·정 갈등을 두고 일정 부분 접점을 찾기도 했다. 한 대표는 “1대 99식 갈라치기 정치프레임으로는 개미 투자자들 모두가 피해를 본다”고 말했고, 이 대표도 “당장 시행하는 것은 부족한 측면이 강해 일정 기간 대폭 완화해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하면 좋겠다”고 했다. 의·정 갈등에 대해 한 대표가 “의료개혁은 결국 민생을 위한 것이지만 당장 의료공백에 대한 국민 불안감도 해소하는 것이 우리 정치의 임무”라고 말하자 이 대표는 “의료개혁 기본 방향은 동의하지만 이해관계가 부딪치는 집단끼리 대화와 타협은 필요하다. 국회 내에서 의료대란 대책을 강구해보자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채 상병 특검법과 전 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은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 대표는 당초 한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 방식을 수용하겠다고 밝히며 해병대 대화방 제보 공작 의혹 특검까지 수용하겠다고 했으나 한 대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전 국민 25만원 지원금과 관련해서는 한 대표가 “쓸 수 있는 혈세는 한정돼 있다”며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