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입회한 배소현(31·프롬바이오)은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배소현은 2016년 드림(2부) 투어 상금왕 자격으로 2017년 정규투어에 입성했지만 2019년엔 드림투어로 다시 밀려났다가 2021년 복귀하는 등 12년간 우승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기일전한 배소현은 지난 5월 154번째로 출전한 E1 채리티 오픈에서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지난달 18일 더헤븐 마스터즈에서도 정상에 서더니 보름 만에 다시 승리하는 등 첫 우승 이후 3개월 만에 3승을 쓸어담으며 물오른 실력을 뽐냈다.
배소현은 1일 경기 용인 써닝포인트CC(파72·6748야드)에서 열린 KG레이디스오픈(총상금 8억원) 마지막 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02타를 적어낸 배소현은 동타를 친 박보겸(26·인강건설)과 연장 승부를 벌였다. 18번 홀(파5)에서 펼쳐진 1, 2차 연장에서 두 선수는 나란히 버디를 기록했고, 결국 홀 컵 위치를 바꾸고 치른 3차 연장에서 승부가 갈렸다.
배소현은 305야드 티샷과 246야드 세컨드 샷으로 공을 프린지 위에 올려놓으며 이글 기회를 얻었다. 배소현은 침착하게 두 차례의 퍼팅으로 공을 홀컵 안에 집어넣으며 앞서 파를 기록한 박보겸을 제치고 정상에 서 우승상금 1억4400만원을 챙겼다. 지난 더헤븐 마스터즈에서도 3차 연장 끝에 정상에 섰던 배소현은 2회 연속 3차 연장 우승이란 기록을 만들었다. 배소현은 또 박현경(24)과 박지영(28·이상 한국토지신탁), 이예원(21·KB금융그룹)에 이어 시즌 4번째 3승을 달성하며 치열한 다승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KLPGA 투어에서 한 시즌 4명 이상이 3승을 거둔 건 2015년 이정민, 고진영, 박성현(이상 3승), 전인지(5승) 이후 9년 만이다.
통산 2승에 도전했던 박보겸은 4라운드 18번 홀에서 1.6m짜리 버디 퍼팅을 놓쳐 승부를 연장으로 가게 한 장면이 뼈아팠다. 6시즌 연속 생애 첫 우승자를 배출하며 ‘신데렐라 스토리’ 무대가 됐던 KG레이디스오픈에서 나란히 첫 우승을 노렸던 김새로미(24·넥센)와 이제영(23·MG새마을금고)은 13언더파 203타로 공동 3위에 머물렀다.
한편 이날 경남 양산 에이원컨트리클럽(파 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렉서스마스터즈(총상금 10억원)에서 4라운드 합계 18언더파 270타를 기록한 이승택(29)이 투어 112경기 만에 감격스러운 첫 우승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