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재명’ 회담에 ‘15점’ 준 이준석 “나와 송영길 때보다도 못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MBC 라디오서 “회담으로 득 본 건 한동훈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각자의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3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근 회담을 100점 만점에 15점으로 평가하고 “(이것도) 좋은 점수”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아무것도 결론이 난 게 없다”며 기본 점수로 15점을 부여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목에서 3년 전 당시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의 TV토론을 떠올리고 “그에 미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의원은 국민의힘 대표이던 2021년 총 네 차례에 걸쳐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실형 확정 ▲고발사주 의혹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부동산 대책 등을 놓고 송 대표와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한 대표와 이 대표는 지난 1일 회담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금융투자소득세 완화와 지구당 부활, 정치의 복원 등에 일부 공감대를 형성하는 듯했지만, ‘채 상병 특검법’과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 쟁점에서는 커다란 인식차를 드러냈다. 110분을 계획한 회담은 예정 시간을 훌쩍 넘겨 183분간 이어졌고, 애초 의제에는 없었지만 검찰의 문재인 전 대통령 수사가 대화 주제에 오르면서 날 선 발언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여야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도 꼽히는 두 대표는 회담 도중 40분간 독대도 했는데,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아 어떤 대화를 나눴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2021년 7월21일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양천구 SBS 방송센터에서 열린 여야 당 대표 토론 배틀을 마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이 의원은 ‘대화 내용의 구체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나’라는 취지 진행자 질문에 “이재명 대표는 야권에서 본인의 위치가 확고한 것 같지만, 한동훈 대표가 여권에서 어떤 결정권과 권한을 갖고 회담에 임했는가는 물음표”라고 답했다. 한 대표가 원외에 있다는 한계를 콕 집어낸 것으로 보였다.

 

이 의원은 이번 회담에서 한 대표가 득을 봤다며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데 회담하는 모양새를 만들었다”고 이유를 댔다. 오히려 이 대표가 내주는 모양새라면서다. 계속해서 “한동훈 대표는 원외 대표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뭔지 정리하고 들어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정브리핑과 기자회견으로 일부의 ‘현실 인식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는 윤석열 대통령을 놓고는 “대통령이 원래 낙천적인 분은 맞는 것 같다”며 “검찰총장 할 때 세상이 윤석열 총장 잡아먹을 듯 달려들어도 ‘대충 살면 되지’ 이렇게 버티지 않았나”라고 이 의원은 반응했다.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장인물 엄석대나 돈키호테 등으로 윤 대통령 꼬집었던 일을 떠올린 이 의원은 “제가 이상한 거에 많이 비유했는데, 나중에 대통령 퇴임하시면 죄송하다고 술 한 잔 드리고 싶다”는 말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