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재다능 소리꾼 이자람,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인상’ 수상

공연예술가와 작창가, 작곡가, 작가 등으로도 활동하는 소리꾼 이자람(45)이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인상’을 수상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6일 서울 중구 페럼홀에서 ‘2024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을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올해로 17회를 맞는 양성평등문화상은 문화를 매개로 양성평등 인식을 확산하는 데 기여한 기여한 문화인과 단체를 선정해 양성평등문화인상(문화예술인)과 양성평등콘텐츠상(콘텐츠), 양성평등문화지원상(단체) 등을 시상한다. 

이자람이 자신의 최대 역작으로 꼽은 판소리극 ‘노인과 바다’를 공연하는 모습. 완성플레이그라운드 제공

이자람은 전통 판소리에 세계 문화유산인 판소리에 양성평등 인식과 새로운 세계관을 담은 점이 인정돼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인상을 받는다. 이순신 장군의 영웅담에 어머니의 존재감을 확인한 ‘순신’이나, 브레히트의 희곡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을 새롭게 구성한 ‘억척가’ 등은 판소리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앞서 이자람은 지난해 3월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판소리 다섯 바탕을 부를 때 지금 시대에 맞게 일부 각색해 부르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춘향가’와 ‘흥보가’도 그렇고, (오늘날) 젠더·계급 감수성과 안 맞는 게 너무 많아 각색하지 않는 한 부르기 어려워요. 그래서 ‘춘향가’를 할 때는 춘향이랑 이몽룡이 서로 존댓말을 쓴다든가, ‘수궁가’를 할 때 별주부 와이프가 스스로를 ’첩’이라고 하는 단어를 뺀다든가 하죠.”  그러면서 “‘흥보가’의 경우 흥보 아내를 깔보고 모욕하는 놀부와 흥보의 언행 등이 마음에 안 들어 불러주고 싶지 않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양성평등문화지원상 단체 부문은 극단 신세계가 수상한다. 폭력적이고 차별적인 현실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작품을 무대 위에 올려 양성평등문화와 가치를 우리 사회와 문화예술 전반에 확산하는 데 기여한 공로다. 양성평등문화콘텐츠상 수상작은 ‘한국 근현대 자수전: 태양을 잡으려는 새들’이 뽑혔다. 여성의 규방 취미로 여겨지던 자수를 한국미술의 중요한 영역임을 알린 전시회란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 시상식을 통해 문화예술인들의 양성평등인식개선 공로를 격려하고, 사례를 확산해 우리 사회 전반에 양성평등인식에 한층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