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가 어제 오후 첫 정기회 개회식과 함께 개원식을 열었다. 임기 시작 95일 만으로, 이번 국회는 ‘최장 지각’이라는 오명을 얻게 됐다. 이전까지 가장 늦은 개원식은 임기 시작 후 48일 만에 열렸던 21대 국회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7월5일 개원식을 열려고 했으나, 특검법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 등을 두고 여야가 대치하면서 불발됐다. 여야의 끝없는 정쟁과 폭주로 이제야 개원식을 열었으니 개탄할 노릇이다. 더 실망스러운 대목은 윤 대통령이 개원식에 참석하지 않은 점이다. 헌법이 1987년 현행법으로 개정된 이후 첫 사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검과 탄핵을 남발하는 국회를 먼저 정상화하고 나서 대통령을 초대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살인자 발언’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우 국회의장이 정부 주최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도 국정 최고 지도자인 대통령의 행보라고 하기에는 너무 협량하다. 더구나 윤 대통령 역시 정치권의 극한 대치에 책임이 없다고 할 처지가 아니다. 여야가 11년 만에 대표회담을 갖는 등 협치를 모색하는 시점이어서 대통령의 개원식 불참은 더 부적절해 보인다. 이런 행보를 고집할수록 윤 대통령의 ‘협치 실패’만 부각될 것이다. 과거 여소야대 시절의 다른 대통령들은 비록 열렬히 환영받지 못했지만 모두 국회 개원식에 참석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