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로 지갑은 얇아졌지만 소비자 10명 중 8명은 추석 선물 비용을 줄이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0세 이상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추석선물 구매의향’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6.2%가 “전년도와 비슷한 구매금액을 지출할 것”이라고 답했다. 29.1%는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줄인다는 응답은 14.7%였다.
이른바 김영란법 개정이 추석선물 소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적(29.2%) 평가가 부정적(16.7%) 보다 높았다. 정부는 설·추석에 농수산물·농수산가공품 선물 가격 상한을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높인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령을 개정한 바 있다. 대한상의는 “고물가, 경기침체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추석 명절만큼은 기분 좋은 선물을 주고받아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선호하는 추석 선물은 ‘과일(43.8%)’이었다. 이어 건강기능식품(32.4%), 정육(30.5%), 가공식품(22.2%), 수산(12.5%), 생활용품(12.1%) 순이었다. 두번째로 선호하는 품목은 세대별로 엇갈렸다. 20대와 30대는 과일에 이어 ‘정육’을 가장 선호했고, 40∼60대는 건강기능식품이 두번째였다.
20대는 주류를 세 번째 선호 품목으로 꼽아 눈길을 끌었다. 다른 연령에서는 순위가 낮았으나 20대에서 특히 높았다. 대한상의는 “최근 위스키와 탄산수 등을 섞은 하이볼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면서 주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추석 선물 구입 시 가장 중시하는 기준은 ‘가성비’로 나타났다.
두 번째 선택 기준은 세대별로 차이가 있었는데, 20대와 30대는 고급스러움, 40∼60대는 받을 사람의 취향과 건강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추석 선물세트 구매 채널은 대형마트(58.1%)가 가장 많았고, 온라인쇼핑(40.8%), 백화점(30.5%), 모바일 선물하기(12.5%)가 뒤를 이었다. 전통시장(3.5%)은 응답 비중이 가장 낮았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고물가 속 올여름 고온현상으로 농산물 작황도 좋지 않아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더욱 커진 상황”이라며 “소비 심리가 위축된 시기에 유통업체들도 선물세트 구색을 강화하고, 할인 및 무료배송 혜택을 확대하는 등 소비자들의 명절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