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열린 ‘2023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시상식’에 LG전자가 수상자로 참석했다. ‘기업 지속가능성 평가(CSA)’에서 최상위 등급인 ‘톱(Top) 1%’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 글로벌은 매년 전 세계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다우존스지속가능경영지수(DJSI) 결과를 바탕으로 ‘지속가능경영 연례보고서’를 작성하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별 전년도 성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CSA를 발표한다. 산업군마다 톱 1%, 5%, 10% 등급별 우수 기업을 선정하는데, LG전자는 가전 및 여가 용품 산업군 109개 기업 중 가장 높은 71점을 받았다. 전체 평가 대상인 62개 산업군 9400여개 기업 중 톱 1% 등급을 획득한 국내 기업은 6곳뿐이다.
LG전자는 2019년 ‘2030 탄소중립’ 달성 목표를 발표하며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에너지 효율 확대와 자원 재활용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인권·준법 경영을 강화하는 등 노력이 인정받고 있다.
플라스틱을 대체하거나 사용을 줄이려는 노력도 함께하고 있다. LG전자 TV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에보의 경우 플라스틱 대신 친환경 소재인 복합섬유소재와 메탈을 사용해 같은 크기의 액정표시장치(LCD) TV 대비 플라스틱 사용량이 40%에 불과하다.
또 제품 포장에 포함되는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내부 완충재는 종이 소재로 전환하고 있다. 2021년부터 노트북, 사운드바 등에 종이 완충재를 사용하고, 지난해에는 20㎏ 중량의 공기청정기 포장에 적용 가능한 종이 완충재를 개발했다. 더 다양한 제품에 사용할 수 있도록 70㎏ 무게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종이 완충재를 연구 중이다.
LG전자는 폐가전 수거 캠페인 등 자원 순환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22년부터 무선청소기 폐배터리를 수거해 니켈, 코발트 등 희유금속을 새로운 배터리 재료로 재활용하는 ‘배터리턴’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매년 2회로, 올해 5∼6월 5회차 캠페인을 진행했다. 현재까지 수거한 총 폐배터리 무게는 약 68만9000t에 이른다. 15t 덤프트럭 4대가 넘는 분량이다.
◆기업 윤리·인권 경영 강조
LG전자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기업 윤리와 혁신 경영, 투명한 공시 측면이 주목받고 있다.
LG전자는 전 세계 모든 임직원이 기업 윤리를 준수하면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LG윤리규범’과 ‘LG전자 행동강령’을 1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하여 글로벌 전 사업장에 배포하고 있다. 윤리규범과 행동강령은 고객 존중과 제품 안전, 공정한 경쟁과 직무수행, 임직원에 대한 존중과 공정한 대우, 주주가치 제고 등을 규정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인권 관련 방침을 하나로 집대성한 ‘인권 원칙’을 발표했다. 차별 및 괴롭힘 금지·강제노동 금지·다양성 및 포용성·산업 안전보건 등의 내용을 담았다. 원칙의 대상은 직원, 협력회사뿐 아니라 지역사회, 고객, 정부, 투자자까지 포함된다. 기업에 인권 존중 책임이 있으며, 관련 국제 기준을 존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2022년 경남 창원 LG스마트파크에 이어 지난해에는 미국 테네시공장이 세계경제포럼의 ‘등대공장’으로 선정되는 등 다양한 혁신 경영 활동들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LG전자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하겠다는 사업 비전을 달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모두의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지속가능경영을 흔들림 없이 실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가전제품 사용 누구나 쉽게
냉장고 문을 여닫고, 정수기 온수 버튼을 누르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어려운 일일 수 있다. LG전자는 장애인뿐 아니라 고령자, 어린이까지 누구든 가전제품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3월 ‘컴포트 키트’를 출시했다. 아예 외형을 다르게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가전에 부속품을 부착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이지핸들’은 근력이 부족하거나 손 움직임이 섬세하지 않은 지체 장애 고객이 세탁기, 건조기, 냉장고 도어를 쉽게 여닫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문에 부착하면 팔뚝으로 열 수 있다. ‘이지볼’은 세탁기나 건조기의 다이얼을 돌리는 것이 어려운 고객을 위해 다이얼에 끼워 사용한다. 손잡이가 있어 이용이 쉽다. 또 다이얼이 어떤 코스에 있는지 기준점을 알려줘 시각장애인들에게도 유용하다.
이 밖에 △휠체어에 앉은 상태에서도 스타일러 무빙 행어에 옷을 걸 수 있는 ‘이지행어’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실리콘 ‘에어컨 리모컨 커버’ △허리를 크게 숙이지 않아도 하단 선반을 여는 데 도움을 주는 식기세척기 ‘이지핸들’ 등이 있다.
LG전자는 한발 더 나아가 국립재활원과 ‘가전제품 접근성 개선 활동 및 기술 연구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LG전자와 국립재활원 자립생활지원기술연구팀은 협약을 통해 LG 컴포트 키트의 차세대 버전을 함께 개발할 예정이다. 국립재활원에서 진행하는 보조기기 연구사업과 연계한 협업도 진행한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버튼을 누를 때마다 버튼명이나 선택한 옵션을 음성으로 알려주고, 기능에 대한 설명이나 제품의 현재 상태를 음성으로 안내하는 음성안내 기능을 현재 9개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음성인식 제품들도 출시하고 있다. 정수기와 에어컨, 로봇청소기 등에 적용돼 말로 명령하면 제품이 그에 따라 동작한다.
모든 LG 가전에 붙여서 사용 가능한 점자 스티커도 제공한다. 점자 스티커는 전원, 시작, 와이파이 등 직관적인 아이콘과 숫자 점자, 가이드로 구성됐다. 전국 LG베스트샵 매장에서 직접 받거나, LG전자 고객센터나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에 연락해 신청하면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