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하늘 아래 펼쳐진 메밀밭 보는 영상을 첨부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의 ‘끝까지 응원한다’는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3일 자신의 SNS에 “통도사 메밀밭”이라는 글과 함께 영상 하나를 올렸다. 흐린 하늘 아래 펼쳐진 메밀밭을 아무 말 없이 문 전 대통령이 바라보는 가운데, 영상에는 바람 소리만 가득할 뿐 누구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앞서 문 전 대통령 딸 다혜씨 주거지 등 압수수색 과정에서 검찰이 문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피의자’로 적시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후, 처음으로 문 전 대통령이 올린 게시물이어서 더욱 눈길이 쏠린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문 전 대통령의 SNS에 올라온 영상에는 ‘저는 당신을 지지합니다’, ‘언제나 대통령님의 편입니다’, ‘메밀밭을 바라보시는 심경이 어떠실지 헤아릴 수조차 없습니다’ 등 민주당 지지자로 보이는 누리꾼들의 댓글이 이어졌다.
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검찰의 문 전 대통령 피의자 적시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SNS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가족에 대해 제2의 ‘논두렁 시계’ 공세가 시작될 거라는 예고”라며 검찰의 ‘선택적 과잉범죄화’라고 날을 세웠고,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박수현 민주당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검찰이 제 버릇을 못 버린다”고 쏘아붙였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지난 2일 브리핑에서 “사위의 월급을 뇌물로 둔갑시켜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씨의 ‘항공사 특혜 채용 의혹’ 수사 과정에서 전주지검 형사3부(한연규 부장검사)는 지난달 30일 다혜씨의 서울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고, 영장에 문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적시했다.
서씨는 항공업계 실무를 맡은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2018년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오른 후, 이 전 의원이 설립한 태국계 저비용 항공사 타이이스타젯 전무이사에 취업해 논란이 일었다.
서씨가 이 항공사 임원으로 근무하며 받은 급여 등 2억원 이상을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 성격으로 보는 검찰은 수사 초기 ‘항공사 배임·횡령 사건’ 등으로 칭했지만, 최근에는 ‘항공사 특혜 채용 및 전직 대통령 자녀 해외 이주 지원 사건’으로 명명했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이 당시 사위였던 서씨가 2018년 7월 타이이스타젯에 전무이사로 취업하고 태국으로 이주하면서 다혜씨 부부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중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씨가 2020년 4월까지 취업한 항공사로부터 받은 20여개월어치의 급여와 이주비 등을 뇌물로 볼 수 있다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