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흐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이 원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국이 주창한 무탄소에너지(CFE) 이니셔티브에 대한 지지를 공식 표명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산업통상자원부 ‘한·IEA 공동선언문’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연중무휴로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는 원전은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저지를 위해 중요한 에너지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환경론자 등 일각에서 제기하는 원전 반대 주장을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파티흐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 뉴시스
비롤 사무총장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선 원전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원은 기상조건에 크게 좌우되고 이런 지리적 조건 때문에 부국과 빈국이 존재한다”며 “세계가 당면한 기후, 에너지 안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원전이라는 에너지원을 배제할 여유가 없다”고 못 박았다.
비롤 사무총장은 CFE 이니셔티브에 대해선 “전적으로 한국 정부를 지지하며 내용을 채워 가는 것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CFE 이니셔티브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국제사회에 제안한 것으로, 유엔이 제시한 2050 넷제로(온실가스 순배출량 0) 달성의 조기 이행을 위해 재생에너지만 인정하는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넘어 원자력발전, 청정수소 등 모든 무탄소에너지를 폭넓게 활용하자는 개념이다.
IEA는 지난해 발표한 ‘넷제로 로드맵’에서 2050년까지 전 세계 원전 용량을 2배 이상 늘려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기존 원전의 수명 연장, 신규 원전 건설과 함께 소형모듈원전(SMR) 등 새로운 기술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한국의 원전 기술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한국이 국내에 원전을 건설하지 않는다면 왜 자국에서 하지 않는 것을 수출하려 하느냐는 질문을 받을 것”이라며 윤석열정부가 전임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폐기한 것이 한국의 원전 수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전날 윤 대통령을 만나 한국이 원전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정책 기조를 바꾼 것을 축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