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는 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충성을 맹세했냐’는 야당 측 질문에 “모욕적인 질문”이라고 반발했다.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친오빠와의 친분이 인사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일축했다. 심 후보자는 김 여사 친오빠와 고교 동창인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이건태 의원은 심 후보자에게 “총장이 되려고 윤 대통령에게 김건희 여사 사건, 해병대 채상병 사건을 잘 처리하겠다고 맹세했으리라고 저는 확신한다”며 “대통령에게 충성을 맹세했냐”고 따졌다.
그러자 심 후보자는 “그건 너무 모욕적인 질문”이라며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지금 수사팀에 있는 검사들은 대부분 10년차 이하 젊은 검사들”이라며 “평검사들이 얼마나 사명감과 정의감이 높은지 잘 아시지 않느냐. 평검사들이 지금 출세하겠다고 수사를 진행한다고 생각하시냐”고 반문했다.
심 후보자는 김 여사 친오빠인 김진우 이에스아이엔디 대표와 휘문고 동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검찰총장 지명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심 후보자는 이와 관련해 “(김 대표와) 서로 연락한 일도 없고 연락처도 모르는 사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심 후보자 결혼식과 자녀 돌잔치에 참석하고 승진 때 축하 난을 보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여야는 이 자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딸 다혜씨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두고 충돌하기도 했다. 고검장 출신인 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관련 없는 다혜씨의 금융거래내역을 흘려서 망신 주기 수사를 하고 있다”며 “많은 국민들이 문 전 대통령 수사를 ‘제2의 논두렁 시계’라고 분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도 “배은망덕 수사, 패륜 수사”라고 말을 보탰다.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정 위원장 주장에 대해 “윤 대통령이 담당 검사나 검찰총장을 불러 ‘내가 은혜를 갚아야 하니 수사를 하지 말라’고 지시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곽규택 의원은 문 전 대통령 사위였던 서모씨의 항공사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맨 수준이 아니고 오얏나무를 통째로 잘라서 들고 가는 범인이 있으면 빨리 붙잡아야 한다”고 했다.
심 후보자는 문 전 대통령 관련 수사에 대해 “검찰이 현재 모두 법과 원칙에 따라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구체적인 사건 내용에 대한 질의에는 “제가 (구체적 내용에 대해) 정확히 보고받지 못했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