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차 출발 1시간 전 극적 타결…경기 버스 파업 예고 철회

4일 정상운행…최종 조정 12시간 만에 합의 도출
준공영제·민영제 임금 일괄 7% 인상…일부 이견도
노조 “사별 단협 통일 위한 공동협의체 구성할 것”
김동연 지사, 협상장 찾아 “도민 위한 양보에 감사”
2022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교착상태 협상 중재

도내 노선버스의 90%가 속한 경기도버스노동조합협의회(노조협의회)가 사용자 측과의 최종 조정회의에서 합의를 이뤄내 예고했던 파업을 철회했다. 노조협의회에는 도내 31개 시·군 45개 버스업체의 조합원 1만6000여명이 참여해 광역버스 2200여대, 시내버스 6600여대, 시외버스 및 공항버스 500여대 등 9300여대가 포함돼 있다. 양측이 합의 시한인 자정을 3시간 넘겨 협상을 타결함에 따라 불과 1시간 뒤 출발하는 첫차도 예정대로 승객들을 실어날랐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4일 새벽 협상 타결 직후 이기천 경기도버스노동조합협의회 의장, 김기성 경기도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 등과 합의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4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노조협의회는 전날 오후 3시부터 이날 오전 3시까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서 사용자 단체인 경기도버스운송사업조합과 최종 조정회의를 갖고 임금 및 단체협약안에 합의했다.

 

견해차가 컸던 임금 인상 폭의 경우 양측이 한발씩 양보해 준공영제 노선과 민영제 노선 모두 7%씩 인상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애초 노조협의회는 경기지역 버스 기사의 월 임금이 동일한 연차의 서울 버스기사보다 70만∼100만원 낮아 인력 유출이 심각하다며 준공영제 노선의 경우 12.32%, 민영제 노선의 경우 21.86%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으나 사용자 측이 경영난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한 상태였다.

 

이날 협상에선 당초 노조협의회 측이 폐지를 요구했던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도입에 따른 1일 2교대제 전환 6개월간 유예안은 그대로 존속키로 했다.

 

단체협약 사항에 대해서도 노사 간 이견이 있었으나, 준공영제 확대 도입에 따라 사별로 각기 다른 단협 조항을 통일시킬 필요가 있어 노조협의회 차원의 공동협의체를 실무협의회 형식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앞서 지노위의 조정기한은 전날 자정까지였으나, 노사 양측은 합의를 위해 시한을 이날 오전 4시까지로 연장했다. 이날은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마지막 전국연합학력평가 날이어서 학생들의 응시 불편이 우려된 상황이었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도민 수십만명도 출근길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4일 새벽 협상 타결 직후 발언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경기도 제공

김동연 지사는 합의가 이뤄지기까지 협상장 안팎을 오가며 양측의 대화를 촉구했다. 전날 밤 협상장에선 “‘도민의 발’이 묶이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합의 소식이 전해진 오전 4시쯤 다시 협상장을 찾아 노사 양측의 결정에 감사를 표했다.

 

김 지사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도민들을 위해 양보하고 협력하면서 좋은 결정을 해 주신 노사 양측에 도민을 대표해 감사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버스 공공관리제 등을 포함해 도민들과 한 교통약속은 차질 없이 지켜나간다는 약속을 다시 한 번 드리겠다”며 “함께 힘을 합쳐 도민들을 위한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기 버스가 되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노조와 사용자 측도 “100% 만족하지 않지만 노사정 협의를 위해 조금씩 양보했다”며 “하나의 초석을 만들었다는 데 뜻이 있다”고 화답했다.

 

김 지사는 민선 8기 출범 이후인 2022년과 지난해에도 시내버스 임금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협상장을 방문해 중재자 역할을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