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딛고 재기”… 위기의 소상공인 돕는 ‘희망리턴패키지’

중기부, 경영정상화 지원 사업 성과

코로나·불황·고물가에 자영업자 고통
컨설팅·마케팅 교육에 재창업자금 지원
2024년 신청 7만7000여건… 예산 5년새 껑충
재창업·경영 개선 도움… 폐업 서비스도
“업종 전환·재취업 등 지속적 이뤄져야”

“큰 기대 없이 신청했는데 재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이경민(52)씨가 3일 손님에게 가져다줄 밑반찬을 준비하며 어깨너머로 말했다. 이씨는 지난 4월 경영위기에 처한 소상공인들의 재기를 돕는 ‘희망리턴패키지’ 사업에 선정돼 재기에 성공했다. 서울 양천구에 오픈한 20평대 감자탕집은 장사가 꽤 잘된다고 한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위치한 식당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손님이 뚝 끊기며 2억원가량의 적자에 허덕이던 지난해만 하더라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특히 디지털 마케팅 컨설팅과 교육이 도움이 됐다. 이씨는 “50대라 디지털 마케팅을 잘 몰라서 이전에는 그냥 돈 주고 맡겨서 효율적인 홍보를 못 했었는데 희망리턴패키지에서 컨설팅과 교육을 받아 이제는 능숙하다”며 “요즘 시대에 초기 사업자들에게 필수적이며 내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에 연이은 고물가·고환율로 폐업을 선택하는 소상공인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들의 재기를 돕는 중소벤처기업부의 희망리턴패키지 사업이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등 주목을 받고 있다. 해당 사업이 과도했던 자영업자 비중이 줄며 균형이 맞춰지는 과정에서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어 바람직하나, 지속성이 핵심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4일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올해 희망리턴패키지 사업 누적 건수는 7만7294건에 달한다. 아직 8월임에도 당초 계획했던 6만8550건을 약 11% 초과 달성한 수치다. 사업정리 컨설팅, 점포철거지원 등으로 신속하나 폐업을 지원하는 원스톱폐업이 4만8344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후로 재취업지원(1만6465건), 경영개선(7479건), 재창업(5006건) 순이었다.

희망리턴패키지 수요 급증은 코로나19와 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한 폐업 소상공인 증가 현상과 연결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자영업자는 572만1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만2000명 감소했다. 자영업자는 지난 2월 전년 동기 대비 2만1000명 감소하며 ‘마이너스’로 전환한 후 지난 7월까지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자영업자가 반년째 감소한 것은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2021년 5월 이후 처음이다.

 

2015년 첫발을 내디딘 희망리턴패키지 사업은 최근 5년 동안 급격히 규모가 커졌다.

특히 재창업지원의 경우 경쟁률이 치열하다. 최대 2000만원까지 지원금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씨는 “2000만원으로 부엌 인테리어와 홍보에 더불어 내 인건비까지 나와서 재창업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경제학)는 “코로나19와 경기침체로 현재 자영업 시장에서 일종의 구조조정이 벌어지고 있는 건데 정부가 희망리턴패키지를 통해 이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거라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면서도 “당장 수요가 많다고 성공이라고 단정하긴 이르다. 업종 전환, 재취업 교육 등이 장기적으로도 유효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실전, 실효 중심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