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팍’ 개장 8년 만에 첫 평일 매진

삼성, 홈 팬에 홈런 4방·롯데전 승리 보답
타자 친화 구장 덕 팀 홈런 1위 인기 비결

프로야구 삼성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사상 초유의 통합우승 4연패를 달성하며 ‘삼성 왕조’시대를 열어젖혔다. 그러나 2015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2016년부터 왕조의 주역들이 하나둘씩 이적하며 긴 암흑기에 돌입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부터 써왔던 대구시민야구장과 작별하고 새로 지은 삼성라이온즈파크(이하 라팍)를 2016년부터 쓰게 된 이후부터 오랜 기간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아들지 못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게 2021년이 유일할 정도다.

 

삼성이 2016년 개장한 삼성라이온즈파크 효과를 9년 만에 톡톡히 누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일 열린 KIA와의 홈 경기에 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은 만원 관중의 열띤 응원전 모습. 대구=뉴스1

그랬던 삼성팬들이 2024년 들어 라팍으로 모여들고 있다. 비로소 제대로 된 라팍 개장 효과를 보는 듯하다. 삼성은 지난 3일 롯데와의 홈 경기에서 2만4000석이 매진되며 만원 관중을 달성했다. 2016년 라팍이 개장한 이후 8년 만이자 무려 607경기 만에 이뤄낸 평일 경기 만원 관중이었다. 지난달 14일엔 프로 출범 후 처음으로 한 시즌 홈구장 100만 관중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좌석이 1만~1만3000석 안팎에 불과했던 시민야구장을 홈 구장으로 쓰던 시절엔 꿈도 꾸지 못할 100만 관중이었다.

관중만 돌아온 게 아니다. 3일 삼성은 박병호, 전병우의 솔로포와 구자욱의 연타석 솔로포까지 솔로홈런 4방을 터뜨리며 5-1로 승리했다. 3일 기준 삼성의 팀 홈런은 158개로 10개 구단 통틀어 1위다. 팀 홈런 1위야말로 ‘라팍 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는 증거다. 삼성은 2015년 176홈런 이후 2016년부터 팀 홈런 150개를 넘어서지 못했다. 현재 라팍이 KBO리그가 열리고 있는 9개 구장 통틀어 홈런이 가장 잘 나오는, 전형적인 타자 친화적 구장이지만, 삼성은 라팍 개장 후 그 효과를 전혀 보지 못했다는 얘기다. 올 시즌엔 다르다. 3일까지 때려낸 158홈런 중 108개가 라팍에서 나왔다. 라팍에서 세 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것도 올 시즌이 처음이다. 2016년 개장 후 9년 만에 드디어 라팍 효과를 제대로 보고 있는 셈이다. 3일 기준 삼성은 70승2무56패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 KIA(76승2무49패)와 승차가 6.5경기까지 벌어져 있어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은 사실상 힘들어졌지만, 3위 LG(65승2무58패)에는 3.5경기 차로 앞서 2위 수성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