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한 모텔에 침입해 금품을 훔치려다 업주까지 살해한 60대가 첫 재판에서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다. 그는 재판에서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고상영 부장판사)는 4일 강도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61)씨의 첫 재판을 열었다.
범죄의 이유는 생활고였다. 앞서 ‘살인’으로 교도소에서 출소한 A씨는 지난 6월 29일 오후 7시쯤 광주 서구 양동 한 폐업한 모텔 1층 로비에 몰래 침입했다.
쇠지렛대로 쪽문을 강제로 열고 침입한 그는 인기척에 놀란 업주 B씨(64)와 맞닥뜨렸다.
모텔은 같은 달 중순 폐업했으나 업주였던 B씨는 5층 객실에서 홀로 지내고 있었던 것이다.
두 사람은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주변에 있던 소화기로 B씨의 머리를 향해 휘둘렀고, B씨는 그 자리에 쓰러졌다. 강한 충격을 받은 B씨는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A씨는 B씨가 쓰러지자 금품을 훔쳐 현장에서 달아났다. 숨진 B씨는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가족 신고를 받은 경찰에 의해 살해된 지 3주 만에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B씨의 사인은 '둔기에 의한 두부골절상'으로 잠정 확인됐다.
A씨 측 법률 대리인은 대체로 혐의를 시인하면서도 "용변을 보러 들어갔다가 일어난 우발적 범행이었다. 금품을 훔치려는 의도를 갖고 들어간 것은 아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날 법정을 방청한 유족들은 "모텔은 소변을 보러 들어갈만 한 장소도 아니다. (들어가는) 길을 찾기 쉽지도 않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잔인하게 범행했는지 의문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회와 격리하는 엄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A씨는 앞서 2011년 이웃을 살해한 혐의(살인) 등으로 기소돼 징역 10년이 선고돼 복역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재범 방지 목적으로 위치 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A씨는 2021년 8월쯤 출소 직후 일용직을 전전하다 생활고에 또다시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