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대전본부 “기후재난 시대, 노동자 건강 대책 마련하라”

대전지역 노동계가 기후재난 시대, 노동자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는 3일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대전시는 폭염과 폭우 등 기후재난 시대에 노동자들의 건강권 보호를 위한 제도정비와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가 지난 3일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폭염 등 기후재난 속 노동자 건강권 보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강은선 기자

민주노총대전본부는 “기후재난 앞에서 노동자, 시민들의 삶은 위태롭기 그지없다”며 “2022년 서울 반지하방 참사, 지난해 충북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기후재난을 마주한 대한민국 사회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대전본부는 이어 “기후재난은 이 사회 불평등의 사다리 가장 낮은 곳부터 잠식한다”면서 “그럼에도 기후재난 앞에서 국가와 정부는 참으로 무능하고 무책임하기만 하다. 기후위기로 인한 권리침해는 먼 미래가 아닌 지금 당장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역설했다.

 

대전본부는 “정부와 지자체는 지금 즉시 기후재난으로부터 필요한 시급한 조치들을 마련하고 실행해야 한다”며 강조했다. 

 

한경진 건설노조 대전세종건설지부 부지부장은 “건설노동자들은 현장 체감온도가 40도에 육박해도 제대로 된 휴게실이나 음료도 충분히 제공받지 못한 채 일하고 있다”며 “정부가 폭염대책으로 ‘주의보’시 매시간 10분 쉬고 ‘경보’에는 매시간 15분 쉬라고 하고 있으나 강제성이 없는 권고사항으로 지키지 않아도 처벌받지 않는 권고는 노동자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송석호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 대전지회 사무국장은 “도로 위에서 일하는 배달 노동자들은 어떤 기후 상황에서도 생계를 위해 일을 멈출 수 없다”며 “한여름 폭염에 50도가 넘게 달궈진 아스팔트의 열기에 숨쉬기조차 어려운 여름, 그리고 냉기 가득한 한겨울 강풍과 폭설로 얼어붙은 빙판길이 배달 노동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다”고 호소했다. 

 

박은영 907대전기후정의행진 조직위 집행위원장은 “이윤보다는 생명을 말하고, 개발이 아닌 보호를 말하며, 경쟁보다는 공존과 돌봄으로 ‘기후’가 아닌 ‘세상’을 바꾸는 연대를 이뤄가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