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공원에서 야생 너구리가 출몰하고 있어 시민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4일 인천시설공단 등에 따르면 최근 연수구 송도동 센트럴파크와 해돋이공원 등에서 너구리를 봤단 시민들의 목격담이 이어졌다. 송도 외곽에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기지와 인근 골프장에서도 자주 목격된 것으로 파악됐다.
너구리들은 기존 서식지인 농경지·산림지 개발이 시작되면서 연수구 도심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8월26일엔 센트럴파크 호수에 빠진 너구리가 시민 신고로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돼 관련 기관에 인계됐고, 7월31일과 지난달 5일에도 센트럴파크에 나타난 너구리를 포획해달라는 민원 전화가 시설공단에 들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시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는 올해 들어 인천에서 다치거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너구리 25마리를 구조해 치료하기도 했다.
인천시설공단은 너구리가 자주 출몰하자 피해 예방 행동요령을 정리한 현수막을 내걸었다.
현수막에는 '야생너구리 출몰주의', "가까이 접근하면 상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발견 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모른 척 지나가달라"는 문구가 담겼다.
공단은 "야생생물 발견 시 만지거나 먹이를 주면 안 되고 접근하지 말아 달라"며 "반려동물과 산책할 때는 우거진 풀숲을 피하고 목줄을 반드시 채워 야생생물과 접촉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너구리와 접촉하면 기생충이 옮거나 광견병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있다. 다만 멧돼지와 달리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되지 않아 포획이나 사살하는 것은 불법이다.
너구리는 밤 시간대 주로 활동한다. 대체로 사람을 피하고 공격성이 없는 편으로 먼저 공격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람이나 반려동물이 가까이 접근하거나 위협할 시 방어를 위해 공격성을 보일 수 있다. 번식기 및 양육기(3~9월)에는 어미 너구리가 위협을 느껴 예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