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명절이면 열차 승차권 예매를 위한 선착순 경쟁이 ‘공연 티케팅’ 못지않게 치열하지만 열차 운행이 임박해 승차권을 반환하는 ‘예약부도’(노쇼) 이용객이 10명 중 4명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환된 승차권의 상당수가 재판매로 이어지지 않아 적잖은 좌석을 비워둔 채 열차가 운행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5일 국토교통위원회 윤종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SR로부터 받은 보고에 따르면, 2019∼2024년 설과 추석 연휴 기간 코레일 열차 승차권 반환율은 5년 치 평균 판매량인 331만6619매 중 41%(135만8496매)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열차 출발 직전까지 재판매되지 못한 승차권은 10%(13만5709매)로 나타났다.
올해 설 명절 때는 19만5244매가 재판매로 이어지지 않아 사실상 소멸 처리됐다. 이런 추세대로면 다가올 추석 연휴 기간에도 같은 일이 반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SRT운영사인 SR의 경우 같은 기간 설과 추석 때 판매된 평균 55만7685매 중 15%(8만704매)가 반환됐다. 이 중 51%(4만2483매)가 재판매되지 않아 빈 좌석으로 운행됐다.
매년 명절 60만∼260만매를 웃도는 승차권이 운행이 임박해 반환되고 이중 상당수가 재판매로 이어지지 않자 국토교통부는 2018년 승차권 반환에 따른 위약금 부과 시점을 열차 출발 1시간 전에서 3시간 전으로 확대하는 내용으로 코레일 여객운송약관을 개정했다. 과도한 승차권 선점 행위를 방지하고, 빠른 승차권 반환을 유도해 다른 이용객에게 예매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로도 개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어 특단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종군 의원은 “열차 출발을 앞두고 승차권을 환불하거나 열차 운행 뒤에 환불하는 행위는 사실상 해당 승차권이 공중분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쇼 피해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명절 기간 만큼은 취소 수수료를 인상하고 재판매율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