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업계, 인도 SW인재 수혈… “인건비 절약·만족도 높아”

중기부 ‘SW인력 매칭 사업’ 결실

2024년 103명 중기·벤처기업 30곳에 입사
98명 인도 현지·5명은 국내에서 근무
“자본력 약한 기업들 인력난 해소 도움”

“스타트업 마중물” “일자리 부족 악화”
업계 환영 속 전문가들 의견은 엇갈려

“능력 있는 개발자를 합리적인 조건에 고용할 수 있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글로벌 인재유치 사업을 통해 지난 7월 인도 출신 소프트웨어(SW) 개발자를 고용한 이승원(48) 맘스테이 대표는 5일 통화에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진=뉴시스

하숙·홈스테이 온라인플랫폼 업체인 맘스테이는 지난해 외국인, 특히 단기로 머무는 교환학생을 대상으로 하숙집을 소개해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인건비가 발목을 잡았다. 온라인플랫폼 업체 특성상 개발자 고용이 필수인데 이들 급여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이후 개발자 4∼5년 차 연봉이 6000만∼8000만원 정도인데 인도의 경우 20%가량 낮다”고 전했다.

중기부가 정보기술(IT)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스타트업을 위해 올해 시작한 인도 SW개발자 매칭 사업이 결실을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합리적인 인건비에 개발자를 고용할 수 있어 환영하는 분위기다.

5일 중기부는 올해 처음으로 시작한 글로벌 우수인재 유치사업 중간점검 결과 현재까지 인도 개발자 103명을 국내 중기·벤처기업 30개사에 매칭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목표(200명)치의 절반을 조금 넘긴 수준이다. 이 중 국내 근무 인원은 5명이고 나머지 98명은 인도 현지에서 근무 중이다.

인력난에 시달리던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자본력이 약한 초기 스타트업에 이러한 정부의 지원이 있어야 회사가 클 수 있고 그 결과 고용도 늘어날 수 있는 것 아니겠냐”며 “또 저출산으로 생산인구가 부족해지고 있는데 이런 기술자들이 정착하면 국가 경쟁력 향상 차원에서도 좋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경제학)는 “인도 등 해외 개발자는 자본력이 약한 초기 스타트업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으로 성장할 일종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며 긍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반면 김상봉 한성대 교수(경제학)는 “최근 서울시에서 추진한 필리핀 가사관리사와 달리 IT는 최근 격화되고 있는 기술패권 경쟁의 핵심”이라며 “정부에서 대학 투자를 늘려 관련 인재를 양산해 수요와 공급을 맞춰주는 게 정공법이지 당장 어렵다고 해외 인재를 수입하는 것은 기술 경쟁력과 일자리 부족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기부는 국내에서 근무하는 인도 개발자의 초기 정착을 위해 3개월치 숙소비, 항공권, 비자 등 행정처리 비용 등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정착에 필수인 한국어 교육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지난달 맘스테이에서 근무를 시작한 카콘 데이(28)씨는 “한국 음식과 문화를 좋아하고 해외에서 일하고 싶어 채용 에이전시를 통해 이곳에 취업했고 지금까지는 대체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다만 “영어를 모르는 한국인이 많아 일상생활에서는 불편을 겪고 있다. 한국어 수업을 등록했고 이번 주말부터 시작한다”며 “한국 기업에 가고 싶어하는 외국인들이 소통하는 커뮤니티를 형성해 매칭 전 한국어 교육을 제공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