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독주하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원천 기술 시장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려고 합니다.”
지난 7월18일 만난 오형윤(사진) 로오딘 대표는 해외 업체에서 높은 연봉에 스카우트될 기회를 마다하고 힘든 창업의 길을 택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오 대표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서 13년을 근무하고 머티리얼사이언스에서 최고기술책임자 등을 역임한 디스플레이 전문가다. 그는 2020년 선명한 화질, 높은 효율 등으로 디스플레이 패널의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는 OLED의 ‘청색’ 발광 재료 개발을 하는 정보기술(IT) 업체 로오딘을 설립했다.
한국은 OLED 패널 제조 선두주자이지만 패널 제조 핵심 소재와 관련한 원천 기술은 미국의 OLED 소재 전문기업인 유니버설디스플레이코퍼레이션(UDC)에 의존하고 있다. LG나 삼성에서 OLED TV를 팔 때마다 수익의 일정 부분이 UDC에 로열티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이런 OLED 소재 독점 기업 UDC가 아직 해결하지 못한 부분이 ‘청색’ 발광 재료이며, 로오딘이 이것을 개발하겠다고 나선 것.
오 대표는 “OLED 핵심 소재를 크게 RGB(적색, 녹색, 청색)로 볼 수 있는데 현재 적색과 녹색은 완성됐고 청색은 여전히 저효율 형광 소자를 쓰고 있는 상황”이라며 “패널 제조는 뛰어난데 소재 기술은 아직도 미국과 일본을 못 따라가고 있어 아쉬웠는데 청색만은 우리가 완성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오 대표가 예상하는 청색 소재 개발 완성 시기는 2025년이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와 국책과제를 진행하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만약 로오딘이 청색 개발에 성공할 경우 UDC의 독점 체제가 깨지며 기업들은 보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OLED를 생산할 환경이 조성된다. 아울러 고품질 고효율 OLED 패널 제조가 가능해져 현재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의 약 36%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OLED 응용 분야가 크게 확장되고 경쟁력도 강화된다.
로오딘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OLED의 필수 재료인 유기물 원자재 등의 안정적 공급처 확보를 위해 현지 협력사를 늘려가는 중이다. 또 사업망과 판로 해외 확장에 대비해 지난 5월 인도에 사무소를 개소했다.
아울러 로오딘은 내년에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사업 규모 확장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기술특례상장은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을 심사한 뒤 수익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상장 기회를 주는 제도다. 로오딘은 2022년 예비평가를 통해 상장 허가 기준인 트리플B를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