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외출한 사이 4개월 아기 뇌손상 입고 숨져…범인은 아빠?

의료진, 아동학대의 전형적 증상으로 ‘쉐이큰 베이비 신드롬’ 지적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엄마가 외출한 사이 생후 4개월된 아기가 뇌손상을 입고 숨진 가운데 아빠가 아동학대 치사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변호인 측은 아빠 A씨가 아이를 돌보던 중 실수로 한 번 떨어뜨렸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검찰 측의 주요 증인으로 출석한 의료진은 아동학대에서 흔히 나타나는 ‘쉐이큰 베이비 신드롬’의 증상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하고 있어 재판의 공방이 예상된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2부 심리로 열린 A씨의 아동학대치사 사건 두 번째 공판에서 숨진 아이를 치료한 주치의가 검찰 측 증인으로 나섰다.

 

이 사건은 2022년 11월 17일 대전 중구 선화동에서 발생했다. A씨는 아이의 엄마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 보채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다리를 잡고 위아래로 흔들다가 실수로 떨어뜨렸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아이가 병원으로 이송되었을 때 이미 자가 호흡이 없고 심각한 뇌 손상을 입은 상태였다. 주치의는 아이의 뇌 CT 사진을 통해 출혈 양상이 쉐이큰 베이비 신드롬으로 확인되었다고 증언했다. 

 

주치의는 아이의 치료를 맡으면서 “입원 당시 뇌 손상이 심각하고, 눈 뒤 출혈도 동반되었다”고 설명했다. ‘쉐이큰 베이비 신드롬’은 주로 목을 가누지 못하는 영아에게서 발생하며, 과도한 흔들림으로 인해 심각한 뇌 손상을 초래하는 상황을 의미한다고 언급했다. 

 

A씨 변호인은 이러한 증상이 단순히 아이를 흔드는 행위로 발생할 수 있는지 질문하며, 의사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당 증상에 대한 확증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숨진 아이의 뇌 주변 출혈 양상과 망막 출혈의 의미에 대해 추가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주치의는 머리 여러 곳에서 다양한 종류의 출혈이 확인되었음을 강조하며, 48시간 이내에 발생한 급성 출혈과 아급성 출혈, 만성 출혈의 세 가지 종류가 모두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다양한 출혈 양상과 함께 망막 출혈, 골절이 동반된 경우, 의학적으로 아동학대에 의한 손상일 가능성이 높다는 소견을 밝혔다.

 

A씨는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로, 경찰 조사에서 아동학대를 의심받아 긴급체포되었으며 이후 치료 중인 아이가 숨졌다.

 

다음 공판은 10월 23일에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