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개혁은 돈을 낼 젊은 사람들이 흔쾌히 낼 수 있는 것이 첫 번째가 돼야 한다.”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5일(현지시간) 정부가 내놓은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김 이사장은 이날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민연금 샌프란시스코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국민연금 개혁안과 관련해 “연금 개혁의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여러분들이, 앞으로 젊은 사람들이 흔쾌히 보험료를 낼 수 있는 게 첫 번째가 돼야 하지 않을까”라며 “소득대체율도 그렇고(중요하지만), 뭐라고 해도 그것이 제일 중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의 발언은 정부의 연금 개혁안이 이런 부분을 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부의 연금 개혁안은 기존 9%인 보험료율을 13%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이 40%까지 줄게 돼 있는 것을 42%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보험료율 인상은 세대별로 차등 인상된다. 50대는 4년, 20대는 16년에 걸쳐 현재 9%에서 13%까지 오르게 된다. 이는 부모 세대보다 납입 기간이 많이 남아 있고 급여를 받을 때까지 더 높은 보험료율을 부담해야 하는 젊은 층의 부담을 낮추기 위한 것이다.
앞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도 국민연금 개혁안을 발표하며 “지속 가능하고 미래 세대에 신뢰받는 연금제도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이사장은 “우리(국민연금)는 그런 면에서 기금 수익률 제고를 통해 연금 개혁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금 개혁안에는 국민연금 기금 운용 수익률도 당초 계획보다 1%포인트 이상 끌어올린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올해 상반기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 수익률은 9.71%다. 그는 “샌프란시스코 사무소 개소도 결과적으로 국민연금의 해외 역량을 늘리고, 해외 투자를 통해 기금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며 “샌프란시스코 사무소는 수익률 제고의 발판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국내뿐만 아니고 국제적인 자산운용 기관과도 협력해 더 좋은 수익률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연금 개혁안에 대한 평가, 국회 통과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국내에서 충분히 다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개소한 샌프란시스코사무소는 국민연금의 네 번째 해외 사무소로, 북미 서부 대체투자의 거점 역할을 하며 기술(테크) 섹터의 직접투자 기능도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