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여신도들을 성폭행하고 강제 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 받고 구속된 JMS 기독교복음선교회 정명석(79)씨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대전고법 제3형사부(부장판사 김병식)는 6일 법정에서 준강간, 준유사강간, 준강제추행,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정씨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피고인은 종교단체 총재로서 종교적 지위를 이용해 교인 피해자들을 세뇌하면서 성폭력 범행을 마치 종교적 행위인 것처럼 정당화 했다”며 “조력자들이 범행을 은폐하고 있는 점, 신도들이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를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1심에서 선고한 징역 23년보다 높은 형량이 선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설교 영상을 보면 하나님의 말씀이라며 소리를 지르는 등 자신을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자 또는 메시아 등으로 지칭했다”며 “현재 유죄 판결을 받고 대법원에서 선고를 기다리고 있는 JMS 2인자 정조은 사건에서도 정조은은 성범죄를 당한 피해자와 상담하며 특별히 기회를 줬다거나 예뻐해서 그런 것이라며 세뇌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씨에게 1심 때와 같은 징역 30년을 구형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0시간, 신상 정보 공개 및 고지, 아동·청소년과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 10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20년 등을 함께 명령했다.
정씨 측 변호인은 정씨가 ‘신이 아니라 사람’임을 분명히 했고, 피해자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에서 정씨와의 신체 접촉을 원했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재림 예수거나 더 높은 위치에 있었던 적이 없고, 자신 또한 하나님의 심부름꾼임을 자처하고 있다”며 “실제 교리에도 피고인을 예수라고 하거나 지칭한 사실이 없고 이러한 이유 등으로 세뇌에 의한 항거불능 상태는 말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자유로운 상황에서 지냈으며 충분히 자유로운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었고 거주의 자유도 보장했다”며 “피해자들의 일기장과 녹취록 등을 보면 오히려 피해자들이 먼저 피고인과의 신체접촉을 간절히 원했던 것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증거로 제출된 녹취 파일을 봤을 때 제3자의 남녀 목소리가 들어가거나 성폭행 현장 녹음인 것처럼 조작된 것이 증명됐다”고 반박했다.
정씨는 최후 진술에서 “사람으로서 착오는 있을 수 있지만 (고소인이 주장하는) 그런 짓을 하지 않았고 예수님께 혼나는 것이 걱정”이라며 “피해자의 다른 부탁을 다 들어줬지만 사랑만큼은 예수님으로부터 나눠서 줄 수 없었다. 이치에 맞게 공정하게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앞써 정씨는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군 진산면 월명동 수련원 등에서 23차례에 걸쳐 홍콩 국적 여신도 메이플(29)을 추행하거나 성폭행하고 호주 국적 여신도 에이미(30)와 한국인 여신도를 성추행한 혐의(준강간 등)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3년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정씨와 검찰 측 모두 항소했다.
검찰은 이 사건 재판이 진행되고 있던 지난 5월 정씨가 또 다른 여신도 2명을 대상으로 19차례에 걸쳐 성폭력 범행을 더 저지른 것을 파악해 정씨와 측근들을 추가 기소했다. 해당 재판은 이날 항소심과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
정씨는 이전에도 2001년 8월부터 2006년 4월까지 말레이시아 리조트, 홍콩 아파트, 중국 안산 숙소 등에서 20대 여신도 4명을 추행하거나 성폭행한 죄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18년 2월 출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