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더위가 지속된 9월 첫째 주에도 전국에서 많은 사건사고가 일어났다. 부산에서 헤어진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구속됐고, 경기도 수원에선 30대 손자가 화재를 피해 90대 할머니를 안고 건물 밖으로 뛰어내렸으나 치료받던 할머니가 끝내 숨졌다. 의정 갈등 속 ‘응급실 뺑뺑이’를 겪는 환자 사례도 늘고 있다.
◆ 이별 통보에 20대 여성 살해…구속영장 발부
부산 연제경찰서는 살인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일 오후 6시40분쯤 부산 연제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전 연인인 20대 여성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같은날 오후 7시쯤 112에 전화해 “여자친구를 죽였다”고 직접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약 1년간 교제하다가 최근 헤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는 1년가량 교제하는 과정에서 경찰에 A씨를 3번 신고하기도 했다.
A씨는 B씨가 배달 음식을 받기 위해 문을 열었을 때 같이 집에 들어간 뒤 B씨에게 재결합을 요구하며 다투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흉기를 미리 준비했다는 점 등을 고려해 계획범행 가능성도 수사하고 있다. A씨는 피해자 집 문이 열리기 전까지 장시간 복도와 옥상 등에서 대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 심정지 여대생, 100m 앞 응급실서 이송 거부…의식 불명
광주 동부소방서 등에 따르면 5일 오전 7시32분쯤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 한 단과대학 앞 벤치에 이 학교 여학생 C(20)씨가 쓰러져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은 응급조치하며 이송 병원을 섭외했다. C씨가 쓰러진 곳은 조선대병원과 직선거리로 불과 100여m 떨어진 곳이어서 소방당국은 먼저 조선대병원 응급실에 연락했다. 하지만 응급실 측은 “의료진 여력이 되지 않아 수용할 수 없다”며 이송을 거부했다. 결국 119 구급대는 인근에 있는 전남대학교 응급실로 C씨를 이송했고, 치료를 받은 C씨의 호흡은 돌아왔지만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C씨는 대학 동아리 농촌봉사활동에 참여하고 발견 전날 오후부터 뒤풀이에 참석해 다른 학생들과 학교 근처 식당 등에서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 화마 덮치자 3층 건물서 할머니 안고 뛰어내린 손자…할머니 사망
경기 수원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새벽 경기도 수원시 한 상가 건물에서 불이 나 집에 있던 30대 손자가 90대 할머니를 안고 밖으로 뛰어내려 대피했으나, 치료받던 할머니가 끝내 숨졌다.
집에서 불이 나자 손자 D씨는 할머니를 안고 안방 창문을 통해 건물에 붙은 2층 높이의 패널 지붕 위로 뛰어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지붕 위로 떨어진 할머니는 의식 저하 상태로 구조됐으며, D씨는 상반신에 2도 화상을 입었다.
최근까지 직장을 다녔던 D씨는 할머니가 고령으로 인해 인지기능이 떨어지고 거동이 힘들어지자 할머니를 보살피기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두 사람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치료받던 고령의 할머니는 4일 정오쯤 결국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