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갑질’에…2억원 넘게 뜯긴 대학원생의 애달픈 사연

40대女 결국 ‘실형’

자대 출신 대학원생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타대 출신의 후배로부터 1년 반 동안 약 2억원을 뜯어낸 40대 여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6단독 송혜영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 한모씨에게 지난달 29일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한씨는 지난 2018년 5월11일부터 2019년 11월5일까지 모 대학교 대학원에 재학하던 중, 후배 A씨에게 거짓말을 해 48차례에 걸쳐 2억2897만5000원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씨는 A씨에게 "억울한 소송에 휘말려 계좌가 동결됐다. 소송이 마무리되면 즉시변제할 테니 200만원을 빌려달라"는 취지로 거짓말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당시 한씨는 과외 등 일이 줄어 수입이 일정하지 않았고, A씨로부터 빌린 돈으로 가족과 지인들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는 등 이른바 '돌려 막기'를 해야 하는 적자상태였다. A씨에게 돈을 빌리더라도 이를 변제할 의사와 능력은 없었던 것이다.

 

한씨는 평소에도 자대출신 대학원생 선배인 본인의 지위를 이용해 모 대학교가 아닌 타 대학교 출신인 A씨에게 본인의 말을 따르지 않으면 대학원 생활이 평탄치 않을 것이라는 태도를 보여온 것으로 조사됐다.

 

송 부장판사는 "대학원 후배인 피해자를 기망해 약 1년 반 동안 2억2897만5000원을 편취한 것으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이 사건 범행으로 당시 대학원생이던 피해자는 막대한 금전적, 정신적 피해를 입었고 꿈과 건강을 잃은 채 개인회생 절차를 밟는 등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면서 "피해자는 이러한 사정을 반영해 피고인을 엄벌해 줄 것을 탄원하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송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고, 편취한 금액 중 4731만원을 변제했다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덧붙였다.